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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APEC정상회의 참석… 현안은
입력1996-11-20 00:00:00
수정
1996.11.20 00:00:00
우원하 기자
◎역내 무역·투자자유화 “완결”/관세 등 14분야 국별 자유화 계획 채택/미·일·중과 정상회담… 대북공조 점검김영삼 대통령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공식방문하고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출국한다.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위한 지역경제협력체로서의 본격적인 체제를 갖추어가고 있는 APEC은 우리 통상전략상 가장 중요한 매개체로 이번 정상회의는 4번째이며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각료회의는 여덟번째다.
김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을 계기로 순방국 정상들과는 물론 APEC에 참석하는 미 클린턴 대통령과 하시모토 일본 총리, 강택민중국국가주석 등 총 7개국 정상과 개별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APEC정상회담의 주요현안과 베트남, 말레이시아방문의 의의를 미리 진단해본다.
오는 25일 필리핀 수빅에서 열리는 4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역내 무역·투자자유화방향에 커다란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18개 회원국 정상들은 관세, 서비스, 투자, 규제완화 등 14개 분야에 대해 97년부터 실행에 들어갈 국별 자유화실행계획 등을 집대성한 마닐라 실행계획(MAPA:Manila Action Plan for APEC)을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 세 차례의 정상회담이 역내 공동체 건설을 위한 골조공사였다면 이번 필리핀 정상회담은 내장공사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같은 무역·투자 자유화조치는 우리나라의 교역액과 해외투자액중 미국 일본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 17개 APEC 회원국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7할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리경제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가 이미 제출한 자유화실행계획에는 ▲97년부터 조선분야 무세화 ▲98년까지 10개 품목에 대한 수출자율규제 폐지 ▲99년까지 수입선다변화제도의 폐지 등이 담겨 있다.
중국은 2000년까지 단순평균관세율을 현행 23%에서 15%로 낮추고 외국증권회사의 국내지점 개설, 외국은행에 대한 인민원 취급 등을 허용한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들은 또 데이터베이스 구축, 직업훈련 등 18개 회원국들이 큰 이견없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실행계획을 작성하고 정보통신, 인력개발, 과학기술 등 경제·기술분야에서 공동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관리들의 모임에서 탈피, 회원국 경제인들이 회의에 대거 참석하는 것도 수빅 정상회의의 특징중 하나다.
기업인을 빼놓고는 무역·투자자유화 실천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다 자유화 논의결과가 기업인들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부여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정상들은 24일 APEC기업인자문위원을 포함해 한 나라에서 평균 25명씩 4백50여명의 기업인들과 대화의 마당을 열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현재현 동양그룹회장과 배순훈 대우전자회장, 이민화 메디슨사장 등이 APEC기업인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일요일인 24일 강택민 중국국가주석,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 일본총리, 클린턴 미대통령과 개별정상회담을 잇따라 갖고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이후의 한반도 정세와 향후 대북 공조체제를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이 최근 미국측에 잠수함 침투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납득할만한 조치」에 대한 한미 양국의 시각차가 어떤 방식으로 조율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미국이 주축이 돼 컴퓨터 반도체장비 통신장비 등 정보기술제품에 대해 2000년까지 무관세화를 추진하는 내용의 정보기술협정(ITA) 채택과 관련한 정치적 결정, 싱가포르 WTO 각료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촉구하는 선언적 내용도 수빅회의가 다루고 넘어갈 주요 사안중 하나다.<임웅재>
◎말레이시아 방문/냉랭했던 관계 해소… 경협 촉진
말레이시아는 아세안(ASEAN)의 맏형격인 나라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특히 미국 등 강대국들에 대해서도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스타일이어서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는 외교 상대국에 대해 다소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영삼 대통령의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은 최근 다소 냉랭해지는 듯한 말레이시아의 대한시각을 누그러뜨리고 협력의 분위기를 보다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세일즈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한국을 경협 파트너로 생각하면서도 일부 고깝지 않은 시선을 보내온게 사실이다.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정부가 발주하는 대형공사에서 한국기업들에 대해 입찰제한조치를 취한 적도 있었다.
이는 우리기업들이 현지진출과 건설수주 등으로 돈을 많이 벌면서도 기술이전 등에는 별 기여를 하고 있지 않다는 현지인들의 판단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우리가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기업에 느껴온 불만을 이제는 우리가 해외에서 거꾸로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상방문 일정이 잡히고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 등 기술집약적인 분야에서도 투자계획을 속속 가시화 함에따라 말레이시아의 대한관이 다소 풀어지는 조짐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우리의 제2해외건설 시장인데다 범아시아 철도망 건설사업의 타당성조사 간사역을 맡고 있다. 또 메콩강 유역개발사업의 주요 참여국이면서 우리와는 천연가스 등 자원분야와 방산분야에서도 이미 협력의 틀을 다진바 있다. 따라서 이번 김대통령과 마하티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그간의 약간의 긴장관계를 해소하고 양국간 협력관계를 한차원 진보시킬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것으로 기대된다.<우원하>
◎베트남 방문/“기회의 땅”… 투자환경 개선 요청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지난 86년이후 개혁 개방노선을 택함으로써 외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95년에는 아세안(ASEAN)에 가입했으며 미국과의 국교도 정상화했다.
우리와는 베트남전을 통해 악연을 맺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92년 수교이후 양국의 호혜주의적 경제협력에 가속도가 붙어가는 형국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실권자인 도 무오이 공산당 서기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데 이어 김영삼 대통령이 20일부터 2박3일동안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방문한다.
김대통령의 하노이 방문은 양국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던 과거를 멀리하고 이제는 경제적, 외교적 동반자 관계를 갖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교역은 지난해 말 현재 수출 15억4천만달러, 수입 1억9천만달러로 베트남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세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이다. 또 3백83개 우리업체가 진출, 지난 6월말 현재 투자누계액은 21억9천만달러로 역시 세번째 투자국이다.
베트남은 우리 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비쳐지고 있다. 경제개발의 거대한 불길이 막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넓은 국토와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에다 국가의 강한 경제개발 의지가 맞물려서 우리기업들은 자동차, 시멘트, 발전소, 제철소, 정유공장건설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메콩강개발 사업의 주력국이기도 하다.
김대통령은 이번 하노이 방문에서 무오이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기업 진출에 대한 베트남정부의 배려와 세제 등 투자환경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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