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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상식] 틀니와 인간의 평균수명
입력2003-09-22 00:00:00
수정
2003.09.22 00:00:00
현상경 기자
직장인의 점심시간 풍경은 비슷비슷하다. 막 식사를 끝내고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거나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업무가 시작되기 전 다른 볼일을 보거나 칫솔질을 위해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에서 누군가는 농담을 섞어 가면서 볼일을 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를 닦고 또 다른 나이 많은 어떤 사람은 세면대 한쪽에서 뭔가를 빼서 열심이 닦는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매일 연출되는 점심시간 풍경이다.
자신이 틀니를 하고 있다고 드려내 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직장 동료들은 은연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이 아니면 좀처럼 보기 어려운 틀니 세척과정을 매일 같이 본 탓이다. 스웨덴에서는 완전틀니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고 장애자올림픽에 틀니 시술자를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틀니는 지금까지 명실공히 대체 치아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고 지금도 해내고 있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부분적으로 로나마 틀니를 착용하고 열심히 생업에 전념하는 것이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인류는 지난 100년간 의학적 진보를 거듭한 덕분에 30년이나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 1900년에 집계된 인류의 평균수명은 47.3세였으나 1999년 조사에 의하면 77세로 늘어났다.
100년 전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은 폐렴이나 결핵이었다. 6명에 1명 꼴로 이런 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으며 매독이나 임질 같은 성병도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나 페니실린과 항생제의 개발로 이들 질병은 난치병 대열을 벗어난 대신, 암과 에이즈가 신종 난치병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에 인류는 체격도 커져서 우리 나라 사람들의 경우 1913년 당시 성인 남자는 평균신장이 161~161㎝에 55~56㎏, 성인여자는 147~148㎝에 45~46㎏이었으나 이제는 평균신장의 경우 남자는 170을, 여자는 160을 훌쩍 넘긴지 오래되었다.
그만큼 영양상태가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만약 틀니라는 것이 없었다면 아무리 의학적 진보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평균수명 연장이나 신체 영양상태의 개선은 어려웠을 것이고, 이를 뺀다는 그 자체가 난치병을 부르는 최대 요인으로 잡았을지도 모른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뉴욕치대 임상교수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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