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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삼성 어디로] <상> 신성장 동력에 명운 건다

반도체·LCD 치중 벗어나 의료·바이오등 복합기업 탈바꿈<br>수익 대부분 제조업부문에 의존… 낡은 사업구조 개선 '발등의 불'<br>미래사업 발굴·3세경영 안착위해 과감한 인사혁신·구조개편 나서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ㆍ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졌던 이건희 삼성 회장이 다시 칼을 빼들었다. 그가 내건 기치는 '미래 성장동력의 젊은 신(新)삼성'이다. 신삼성으로의 대혁신 뒤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5~10년 내에 치명적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3월 이 회장의 경영 복귀 첫 일성은 "10년 뒤 삼성제품이 사라질지 모른다"였다. 삼성그룹의 현재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이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반도체ㆍLCDㆍ부품ㆍ조선 등 제조업에 치중된 20세기 사업구조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매출은 과거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이 추구하는 신사업의 경우 매출을 기록하기 민망할 정도라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이 생각하는 신사업의 목표는 복합기업이다. 미국의 GE가 미국을 대표하는 복합기업으로 변모했듯이 헬스케어ㆍ의료ㆍ스마트그리드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기업에서 벗어나 복합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삼성은 2007년 이전부터 신사업을 통해 현재 제조 위주 기업에서 소트프웨어기업으로 탈바꿈을 추진했다. '김용철 사건'이라는 불의의 사태로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물러나면서 3년여의 공백이 생긴 것이다. 3년 전 이 회장은 연초부터 "이대로 가다가는 5~10년 내 혼란을 맞을 것"이라며 전계열사에 미래 성장동력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의 특별지시로 그해 10월에는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테크스포스(TF)'가 출범했다. 하지만 삼성의 미래 먹을거리 발굴은 그 뒤 이어진 삼성 특검 등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잠잠했던 삼성의 신성장동력 찾기가 다시 부상한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당시 삼성그룹은 정기인사에서 신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지금 삼성은 신사업추진단장인 김순택 부회장을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으로 전격 임명하면서 신삼성을 향한 대대적인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을 지시하고 총괄책임자로 김 부회장을 임명한 과정은 삼성 임직원도 모를 정도로 급작스레 이뤄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3년 전에 신사업을 이야기했고 이를 제대로 실현시켜보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냐"며 "이 회장에게 신사업은 화두 중의 화두"라고 말했다. 신사업 성공은 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더불어 3세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경영권이 3세로 승계될 때 이를 뒷받침할 특별사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신사업은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3세 경영권 승계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는 얘기다. 김 부회장이 그룹 총괄책임자로 신사업을 진두지휘해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면 그만큼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가 가능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실제로 이 회장이 23년 전에 삼성 총괄수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에도 신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이 회장은 신규 사업으로 고분자 화학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그의 일환으로 나온 게 삼성BP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이다. 또 전자ㆍ반도체ㆍ통신을 하나로 묶는 사업구조 개편도 단행했다. 이처럼 삼성그룹이 신사업에 명운을 건 데는 생존을 위해서는 21세기형 사업구조로 변신해야 하고 그래야만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초일류 글로벌 복합기업과 3세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삼성의 대장정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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