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도 이 같은 사고의 유일무이한 해결책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123층 높이로 들어서는 제2롯데월드타워 건립 과정에서 성남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조정하고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롯데건설의 한 관계자는 "항공기 충돌사고는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이면서도 유일한 방법"이라며 "제2롯데월드타워는 건물의 일정 거리 안에 항공기가 들어설 경우 자동적으로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고 이를 항공기에 알려 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재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충돌사고 발생에 대비해서는 건물의 추가 충격을 막기 위한 구조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2년 미국의 월드트레이드센터(WTC)가 붕괴한 것도 비행기와의 충돌보다는 연료탱크 폭발에 따른 화재로 건물의 구조체가 약해진 것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이처럼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건축물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하는 설계기준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한 대형 건설사의 구조전문가는 "태풍이나 지진, 그리고 화재에 대비한 설계기준이나 하중에 관한 기준은 있어도 외부 충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 대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내풍ㆍ내진 설계의 기준도 보다 세부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 건축법은 층수가 3층 이상인 건물과 총면적 1,000㎡ 높이 13m 이상인 건물은 내진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번에 충돌사고를 당한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초속 45m의 풍속과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가 됐다.
또 다른 한 구조전문가는 "태풍 매미만해도 순간 최대풍속이 60m에 달했는데 현재 대부분의 내풍 설계는 초속 45m"라며 "내진ㆍ내풍 설계 등을 해야 한다고 명시만 해놓은 현재 건축법에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을 명시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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