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문화재청장이 되겠습니다." 최근 임명된 김 찬 문화재청장(53ㆍ사진)은 15일 오후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 9일 임명식을 가진 김 청장은 추석 연휴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현장 방문에 나섰다. 14일 오전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내 해군기지 사업부지를 찾은 것. 지난 7월부터 발굴조사가 진행되는 이곳에서는 청동기~초기 철기 및 조선시대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움집 터와 유구 등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유구(遺構) 확인지역은 지역주민이 추천한 전문가를 포함한 관계자들과 검토 회의를 거칠 것"이라며 "문화재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유적 보존방안을 마련할 것이며 공사중인 지역에서 유구가 확인될 경우 공사 중단은 물론 정밀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1년 행시 25회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한 김 청장은 정통 문화관료 출신이다. 재무부에서 1988년 문화공보부로 전보돼 문화와 인연을 맺은 이후 2003년 공보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관광산업국장을 거쳐 2009년 문화재청 차장에 임명된 뒤 이번에 내부 승진으로 청장이 됐다. 관광과 콘텐츠 분야 전문가인 김 청장은 문화재의 융ㆍ복합적 운용에 대한 기대와 함께 현 정부의 임기말 문화재 정책을 마무리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청 차장으로 일했던 터라 추진중인 현안들을 두루 파악하고 있는 김 청장은 광화문 현판 재제작 과정에 대해 "현판 균열 후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된 광화문 현판은 수령이 100년 이상 된 국내산 소나무를 벌목하고 5년 이상 건조된 목재를 확보해 6개월 이상 충분한 자연 건조와 과학적 인공건조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판 글씨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현판 글씨는 문화예술계의 여론을 수렴해 내년 4월 이후 현판 제작과 각자(刻字)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올해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헤리티지 주간'을 오는 26일부터 10월2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이 청장은 10월2일 경복궁 홍례문 앞에서 열릴 '코리아 헤리티지 패션쇼'를 강조하면서 "고궁과 문화유산, 그리고 패션의 어울림을 통해 문화재의 진정성과 가치를 재발견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한다"며 국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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