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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의 심장부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판세가 흔들리자, 승기를 잡은 민주당과 이를 뒤집으려는 공화당 대선후보의 날선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24일(현지시간) 금융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26일 밤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의 대선토론회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매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7,000억 달러의 금융구제안이 현재의 형태로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초당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25일 선거운동을 중지하고 워싱턴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는 매케인의 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는 플로이다 클리어워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미국인들은 앞으로 40일 후 이 같은 혼란을 수습할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면서 "동시에 한가지 이상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라고 말했다. 매케인의 파격적인 제안은 금융위기가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서 비롯됐다는 비판 여론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오바마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만회하기 위한 승부수로 받아들여졌다. 24일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발표한 전국 단위 지지도 조사 결과 오바마 후보와 매케인 후보는 각각 52%와 43%의 지지율을 기록, 오바마가 9% 포인트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경제'를 꼽은 국민이 절반 이상에 달했으며 경제를 잘 다룰 후보로는 오바가 53%로 39%에 그친 매케인을 14%포인트나 앞질렀다.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금융위기를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를 꼽으라는 설문에 48%가 오바마를 선택했고 매케인을 꼽은 후보는 35%에 그쳤다. 두 후보는 또 미국인들의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공동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상대방에 대한 날선 공격은 더욱 강도를 높였다. 이들은 상대 후보가 구제금융을 받은 패니매와 프래디맥과 연관이 있다고 공격하면서 자신이 사태 해결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진영은 패니매의 전 회장에게 부통령 후보를 물색하는 역할을 맡겼다는 공격을 받고 있고 매케인 진영은 선거참모가 프래디맥으로부터 매달 3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실 경영진에 대한 퇴직수당에 관해 오바마는 "1년 전 내가 부실 경영진이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안했는데 매케인 의원은 이를 반대했다"면서 "지금은 인기에 영합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매케인 진영은 이에 대해 "매케인이 이미 2년 전에 모기지 회사들의 경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과도한 보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면서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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