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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삼성전자 윤종용사장

대담=李賢雨 사회부장 HULEE@SED.CO.KR『21세기 디지털 혁명은 사회 각분야에서 산업혁명을 능가하는 파라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과 국가는 풍요를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하면 2등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노사관계에서 대립적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디지털 시대에 낙오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30일 산업평화부문 최고상인 금탑을 수상한 삼성전자 윤종용(55) 사장은 디지털 분야의 권위자답게 노사관계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 각 분야가 급변하는 21세기에 노사관계만 과거의 틀을 탈피하지 못한 채 대립과 반목으로 허송세월한다면 사회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尹사장은 『협력적 노사관계는 경쟁력의 핵심요체』라고 강조하며 『삼성전자의 금탑 수상은 이같은 노력이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산업평화 금탑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서울지하철 파업등 노사문제가 한창 쟁점이 됐을 때여서 수상소감도 남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해 회사와 사원 모두가 살아남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원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믿고 참아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노조가 없는 삼성전자와 삼성BP화학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문에서 나란히 금탑을 수상한 것은 의외였습니다. 수상 요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윈-윈 노사관계, 모범적인 노사협의회 활동, 활성화된 커뮤니케이션 제도 운영, 공정한 인사제도, 체계적인 인재양성 등 다양한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한 것이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또 노사협의회가 자율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본지키기, 생산성향상운동, 「내가먼저」 운동을 전개하는등 노사를 떠나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 26일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 철회이후 신노사문화 창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람직한 노사관계라고 보십니까. ▲노사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노사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노사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상생의 노사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분배 갈등보다는 어떻게 하면 파이를 더 크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협력적 노사관계야말로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맞는 노사관계입니다. -삼성전자는 노조가 없는대신 노사협의회를 통해 노사간 대화를 하고 있는데 노사협의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주로 무슨 내용의 이야기가 오갑니까. ▲노사협의회 전담 창구조직으로 「노사상근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달 정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사원들의 건의사항, 애로사항,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언 등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또 사내 전산망을 통해 사장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사원들도 이메일로 「사장에게 바란다」는 내용을 직접 보내고 있습니다. 사원들의 궁금사항을 직접 설명해주는 임직원 대토론회도 업계 최초로 실시했으며, 사업부장 주관 계층별 간담회, 건의함 제도, 고충처리 상담 제도 등 다양한 대화통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있는 회사보다 더 활발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5만8,000명의 임직원중 1만5,000명을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불만과 마찰이 불가피했을텐데 이를 어떻게 해소했습니까. ▲지난해는 노사 모두에게 힘든 한해였습니다. 삼성전자도 생존차원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구조조정에 사원들이 의구심을 보냈으나 수많은 협의와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사원과 회사가 모두 살 수 있는 윈-윈의 대안을 찾는데 노력했습니다. 사내벤처제, 제조부문 사내 분사화를 통해 고용이 보장되는 구조조정을 실시, 사원들이 대책없이 거리로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하였으며, 급여 동결·상여금 삭감을 통해 고용안정을 도모했습니다. 사원들이 믿고 따라와줬기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94년부터 한가족플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플랜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을 하고 있습니까. 한가족플랜은 노사갈등과 대립이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의 바탕에서 한마음 한방향으로 생산성 향상과 고객 만족을 위해 매진하자는 「한가족 정신」에서 비롯됐습니다. 사무직과 기능직의 직급 구분을 없애고 기능직·공장이라는 호칭을 없애 한가족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경영진과 사원이 지켜야 할 실천사항을 만들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매월 임원회의에 사원 대표를 참석시키고 있는데 이는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도 드믄 일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효과를 거두고있습니까. ▲상호 믿음과 신뢰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사원들이 회사 경영활동을 알아야 회사를 믿고 따르며 자신들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임원회의 자리에서 생산성·품질·제안 등 경영활동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협의를 하며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돼 경영에 반영되는 순기능의 작용으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연봉제를 사원까지 확대했는데 연봉제 도입과정에서 반발은 없었습니까. ▲도입과정에서 노사협의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연봉제 시행이후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건전한 긴장감이 사내에 서서히 생겨나고 있습니다. 연봉제는 해당직급에 공통되는 기본급과 업적과 능력에 따른 능력급이 있는데 현재 능력급 차이가 크지 않지만 점차 확대시켜 나갈 것입니다. 특히 특별한 업적이 있을 경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해 동기부여를 해 나갈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사원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어떤 사원교육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는 대량 제조, 대량 판매 체제로는 경쟁력이 없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앞선 기술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아니면 후발기업에 추월당하고, 2류로 전락합니다. 삼성전자는 이에따라 연구개발력과 마케팅력을 강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선도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디지털·소프트웨어 기술을 가르치는 「첨단기술연수소」, 고객만족경영과 마케팅전문교육을 하는 「글로벌 마케팅연수소」, 과장급 이상의 리더십 강화 교육을 실시하는 「리더십 개발센터」 등을 통해 전문 교육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녹색경영을 선포하는 등 산업안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하고 있습니까. ▲96년부터 안전보건의 확보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녹색경영 5대 방침」을 국내기업 최초로 선포하고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는 기업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부별로 매년 안전보건 경영방침을 수립, 자율적인 실천에 나서고 있으며 안전보건 조직강화를 위해 106명의 전문인력을 확보, 안전보건 교육을 내실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사협력의 분위기로 생산성도 향상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까.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난 97년 「생산성 배가운동」을 벌여 98년 상반기 전라인이 2배의 생산성을 올렸고 일부 라인은 3배 이상 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조원가가 절감되고 경쟁력이 높아졌습니다. 고장에 따른 라인 정지도 줄어들어 「불끄고 생산하는 무인공장」 실현이 가능한 공장도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尹사장께서는 디지털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전망과 삼성전자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21세기를 눈 앞에 둔 지금, 기술과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응력과 차별화된 제품, 마케팅력이 없으면 일류기업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1~2년이 삼성전자의 5년 후, 10년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2005년 비전은 「디지털 기술융합과 시장발전을 주도하는 21세기 초우량 기업」으로 이를 위해 기술과 가격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 경영의 각 기능별로 최적의 프로세스를 보유한 회사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회사 만들기에 노사가 한마음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정리=정재홍 기자 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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