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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김규남 기자 모의재판 배심원 체험기 살인교사 직접증거 없고 진술도 엇갈려… 유·무죄 평결 "진땀나네"양형의견 내면 법관이 최종결정…배심원 불출석땐 200만원 과태료 용인=김규남 기자 kyu@sed.co.kr 16일 경기도 용인의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배심제 모의재판에서 본지 김규남(둘째 줄 오른쪽 두번째) 기자 등 배심원단들이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류효진기자 16일 경기도 용인의 법무연수원. 배심원으로 선정된 일반 시민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를 따지는 배심제 모의재판이 열렸다. 검찰 주최로 열린 이번 모의재판은 내년 1월1일부터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제도를 시행, 일반 국민들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데 따른 예행연습 성격이 강하다. 이에 김규남 본지 기자는 총 9명의 배심원중 한명으로 이번 모의재판에 직접 참석, 배심재판을 미리 경험해 봤다. ◇배심원 설득위한 치열한 공방= 이날 모의재판은 검사 13명이 검사와 변호사, 피고인, 재판장, 증인 등의 역할을 나눠 맡아 진행했다. 사건은 회사를 운영하며 여비서와 불륜관계였던 피고인 박정훈씨가 조카이자 운전기사인 박근배씨를 시켜 골프연습장 강사와 맞바람을 피우던 부인 고경숙씨를 살해했다는 내용. 단독범행으로 자백했다가 뒤늦게 "사장이 사모님을 살해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운전기사와 이를 부인하는 박 사장은 법정에서 진실게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검찰측은 애초 자백을 받아냈던 수사경찰관을 증인으로 내세우고, 변호인측은 박 사장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공방은 뜨거워 졌다. ◇배심원, 유ㆍ무죄 평결 '고민되네'= 하지만 재판결과 배심원의 판단은 쉽지 않았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 가운데는 살인교사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고, 검찰측과 변호사측이 진술위주로 재판을 끌어 가면서 지루한 느낌마저 없지 않았다는 게 배심원들의 지적이다. 배심원으로 참가한 이숙경(35)씨는 "영화에서 보던 것과 달리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힘이 들었다"며 "증거가 아닌 진술 위주로 다뤄져 지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지은(25)씨는 "법률가가 아닌데 검사와 변호사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어 신기했다"며 "그러나 내 생각과 다른 결론이 나와 의아했다"고 말했다. 검사와 변호인의 변론이 끝나자 배심원들은 공소사실 요지와 증거능력에 대한 법관의 설명을 들은 살인교사죄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 5명, 유죄 4명의 결론을 내렸다. 법관은 배심원 평결을 참조해 선고하게 된다. 그렇다고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에 전적으로 얽매이지는 않는다. ◇"배심재판 아직은 미숙" = 배심원들은 이날 재판에 대해 검사들의 '연습 재판'이었지만, 전반적으로 미숙함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 배심원은 "비록 연습재판이었지만 배심원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고, 한 검사는 책을 읽듯이 해 옥의 티였다"고 말했다. 평결은 만장일치가 원칙이지만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법관과 함께 토의를 한 후 다수결로 평결할 수도 있다. 배심원은 법원이 관할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 중 무작위로 선정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누구나 배심원이 될 수 있게 된다. 배심원으로 선정돼 법정에 출석하면 여비와 일당이 지급되지만 법원의 통지를 무시한 채 불출석하게 되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피고인의 인권중시 차원에서 법정배치는 방청석에서 볼 때 법관을 중심으로 좌측 상단에 배심원단이, 좌측 하단과 우측 하단에 각각 검사와 피고인ㆍ변호인석이 마련된다. 특히 피고인이 변호사와 나란히 배석, 검사와 마주보면서 동등한 재판 당사자로 참여하게 된다. 입력시간 : 2007/05/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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