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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KIKOㆍ환헤지용 통화옵션상품) 사태에 대해서는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고환율정책을 밀어붙여 키코 가입 중소기업을 흑자 도산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최 후보자는 이날 고환율 정책을 편 과거와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 질타 받았다. 특히 그가 3년 전 고환율 정책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 와 중소기업을 다루는 부처의 수장으로 적절하냐는 목소리가 컸다. 한나라당에서조차 "후보자의 별명이 최틀러(최중경+히틀러)라는데 성장일변도 정책을 추구한 경력에 비춰 지경부 장관으로 부적절한 면이 있다(홍일표 의원)"는 우려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 후보자는 당당했다. 그는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고환율 정책을 쓰지 않았다"며 "당시 환율이 상승한 것은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따른 미증유의 유동성 위기 때문이지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썼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키코 피해기업들 중에도 영업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며 "기술력과 영업능력이 있는데도 키코 피해가 원죄가 돼 기업 활동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영희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후보자가 키코 피해를 깔끔하게 해결하면 결자해지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고환율 정책이 옳았다고 고집하며 실물경제에서 피해를 외면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후보자는 또 ▦산업대국ㆍ무역대국 건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 ▦대기업이나 재벌 가족들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영역 진출 억제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가 인하관행 근절 의지를 밝히는 등 정책적인 측면에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 후보자는 부동산투기와 탈세의혹에 대한 지경위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대해 "마음속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복잡한 세제 변화 과정에 미처 적응하지 못했다" 등의 이유를 들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최 후보자는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처가가 땅을 산 것을 1993년 재산 신고를 할 때야 알았다"며 "부동산을 살 때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전 유성구 복용동 땅은 주말 농장 개념으로 장인이 구입할 때 집사람이 참여한 것이고 충북 청원군 부용면의 땅은 원래 처가가 선산을 조성하려고 샀는데 잘 안돼 대부분이 수용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이 "당시 최 후보자의 월급이 2,000만원인데 7,000만원에서 1억원에 달하는 돈을 내고 부동산을 산 것을 본인이 몰랐다는 말인가"라고 재차 질문했고 최 후보자는 "집안 살림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당시는 사무관이어서 밤 12시까지 근무하던 때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서울 청담동에 사는 분이 대전에 가서 주말 농장을 하냐"면서 "대전 땅은 1987년 12월 정부의 중부권 개발 계획 다음해에 매입했다"고 투기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조 의원은 또 최 후보자가 1993년에 조부에게서 취득한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임야에 등기하지 않아 상속세ㆍ재산세 등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당시 가격이 2,400만원으로 상속세를 낼 정도의 금액이 아니었으며 재무부 공무원이 상속세 몇 푼을 탈세하기 위해 등기하지 않은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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