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 성향의 후보들이 모두 탈락했다.
6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실시된 제5대 위원장 1차 선거 결과 전체 투표 조합원 4만2,883명 가운데 이경훈 후보가 1만9,489표(45.4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부영 후보는 8,262표(19.25%)로 2위에 올랐다. 과반득표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특이한 점은 강성 후보들이 모두 탈락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이 후보와 하 후보 외에 김희환 금속연대 의장과 손덕헌 전 노조 부위원장, 김주철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등 모두 5명이 출마했다. 이 가운데 강성으로 분류되는 3명은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다. 김희환 의장은 14.44%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고 손 전 노조 부위원장(11.43%)과 김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8.66%)도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8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는 실리와 합리 노선을 추구하는 두 후보만 오르게 됐다. 이 같은 조합원들의 표심은 지난 2년간 노조를 이끌며 장기파업을 전개한 강성 성향의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선투표에 나서는 이 후보는 2009년부터 3년간 노조를 이끌며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한 인물이다. 올 2월 이 후보의 조직인 '전현노'와 '현장혁신연대'가 조직대통합을 이뤄내며 가장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완전월급제와 상여금 800% 인상, 60세 정년연장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하 후보는 '현민노' '현민회' '소통과 연대' 등 군소조직과 연대했으나 조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 후보는 퇴직금누진제와 조건 없는 정년연장, 노사 단협준수 감시기구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역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강성 후보들이 모두 탈락한 이번 1차 선거 결과는 강성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곧 강성인 현 집행부에 대한 평가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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