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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 급락 탓에… 글로벌기업 3분기 실적 비상

환차손·판매 부진 겹쳐 매출증가율 둔화 예상<br>신흥국 수출 비중 높은 車·사치품 업체 직격탄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의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올 3ㆍ4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발표 기간)에 실적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다국적기업들의 주요 수출지역인 신흥국 통화가 폭락해 이 지역에서 유럽과 미국 기업들의 판매가 급감하고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하는 등 기업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실적전망을 발표한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는 "신흥국 환율약세로 시장에서의 실적둔화가 극심하다"며 "3ㆍ4분기 매출증가율이 이전 분기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전체 판매 중 신흥국의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독일의 스포츠 의류기업 아디다스도 사정이 비슷하다. 아디다스는 러시아와 브라질ㆍ아르헨티나의 통화가치 하락이 "3ㆍ4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통화가치는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한 후 급격히 하락해 인도 루피화와 브라질 헤알화, 멕시코 페소화가 각각 유로화 대비 15%, 12%, 10% 이상씩 떨어졌다. 이후 연준은 지난달 18일 예상을 뒤엎고 양적완화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신흥국들의 환율 회복은 단기간에 그쳤다.

신흥국 통화가 하락하면 다국적기업의 수출품은 이들 지역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기 때문에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매출액을 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막대한 환차손까지 발생하게 된다. HSBC는 최근 신흥국 통화 하락으로 유럽 기업의 3ㆍ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1.5%포인트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FT는 "지난 2년간 자국에서의 부진을 신흥국 시장에서 메워온 유럽의 다국적기업들이 올해는 극심한 환율변동성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사치품 업체의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는 러시아와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상반기에만도 2억4,200만유로(약 3,500억원) 상당의 환차손을 입었다. 루이비통ㆍ샤넬 등 사치품 업체들은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을 메우기 위해 유럽 시장에 판매되는 자사제품 가격을 전년 대비 8~10% 인상하기도 했다.

다음주부터 3ㆍ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미국 기업들도 실적악화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S&P캐피털IQ는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약세 등을 이유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3ㆍ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3.5%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올 초 전망치인 9.8%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한 104개 기업 가운데 전문가 추정치 대비 실적이 높을 것이라고 발표한 기업은 23곳에 그쳤고 65곳은 가이던스 내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의 이 같은 극심한 환율변동성 때문에 환헤지를 늘리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비금융권과의 외환거래가 가장 많은 씨티그룹은 6월 이후 신흥국 통화의 환 위험을 헤지하려는 기업과의 거래량이 12~13%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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