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대학원생들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는 우수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놓으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교토대에서 열린 무선전력전송 국제학술대회에서 소니ㆍ미쓰비시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이 제출한 100여편의 논문을 제치고 한국 학생의 연구논문이 최우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기공명 방식의 원거리 무선충전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 논문의 저자는 바로 UST 전력정보통신공학 박사과정 김진욱씨였다. 이에 앞서 4월에는 UST의 생체신경과학 박사과정 타리끄 자만씨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의 일원으로서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는 압상스 간질의 발병 기전을 최초로 규명, 신경과학분야 저명 학술지 '뉴런'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연구는 뇌 시상망상체의 칼슘이온통로가 압상스 간질의 유발과 조절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을 증명,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2011 UST 우수연구성과상' 시상식이 개최됐는데 수상자 14명 전원이 네이처ㆍ사이언스를 비롯해 캔서 리서치, 앙게반테 케미, 생화학 저널 등 각 연구 분야별 최상위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김정흠 UST 교학처장은 "심사 대상 논문 44편 중 42편에서 UST 학생이 제1저자로 등재됐으며 상당수가 해당 분야 최상위 저널이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또 "수상자로 선정된 학생들이 게재한 논문의 질이 해마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만 해도 최상위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고도 탈락한 지원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개교한 지 8년에 불과한 UST에서 이처럼 우수 연구 성과들이 양산되고 있는 배경은 뭘까. 이세경 총장은 기존 대학과는 차별화된 연구 환경을 꼽는다. 실제로 UST는 과학기술분야 출연연 소속 6,000여명의 박사 연구원 중 연구 실적이 뛰어난 상위 15%를 교수로 임용, 출연연의 첨단 연구장비를 활용해 학생을 지도하는 독특한 연구개발(R&D)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동향을 반영한 최신 연구에 학생이 직접 참여, 기초 이론과 실무 R&D가 결합된 교육이 이뤄진다. 결국 우수 이공계 두뇌들이 모인 출연연의 연구 분위기와 첨단 연구시설이 최상의 연구 중심 교육 환경을 조성, 최고의 연구 성과를 이끌어낸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특화된 교육시스템에 힘입어 현재 UST는 박사과정 학생 수가 석사과정보다 많다. 전체 학생 690여명 중 52%에 이르는 360여명이 박사과정이다. 전교생의 절반 이상이 본격적인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장은 "국내에서 매년 배출되는 2만5,000여명의 이공계 대학원생 중 0.5%인 100여명이 UST 졸업생"이라며 "이들은 일반 이공계 대학과는 철저히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에 의해 육성된 고급 인재들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R&D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