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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스티브 잡스의 유산


정보기술(IT)업계의 큰 별이 졌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56년의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그가 세상에 남긴 족적은 컸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과 마음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의 타계 이후 국내외 주요 언론들은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해 그의 생애를 다뤘고 혹평이 쏟아졌던 신제품은 마지막 유작이라는 이유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에게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컴퓨터의 개념을 바꾼 제품인 애플Ⅱ, 본체와 모니터가 일체가 된 아이맥, 아이팟ㆍ아이폰ㆍ아이패드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제품들. 그러나 이것들은 보여지는 것에 불과하다. 그가 끊임없이 도전해 놀랄만한 제품 혁신을 이룬 것은 맞지만 그것으로 그를 설명하기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그를 가장 위대한 혁신가로 만들어줬던 원천의 힘은 무엇인가. 그는 기술 이전에 먼저 사람을 이해했다.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 그것이 무너지면 차라리 일을 그만두겠다는 고집. 아이패드2 제품발표 현장에서는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해 인간을 위한 기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에 대한 이해는 제품 디자인의 단순화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쓰기 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본질적인 것은 단순하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꿰뚫고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그는 삶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르친다. 굴곡 많은 삶 가운데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잡스가 기획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서 자신이 실제로 날 수 있는 우주전사라고 착각해온 장난감 로봇 '버즈'는 자신의 실체를 깨닫고 좌절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에 장착된 로켓에 불을 붙여 날아오르기를 시도한다. 이는 잡스가 자기 자신과 다름없었던 애플사에서 쫓겨난 후 넥스트와 픽사를 인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모습과 닮아있다. 잡스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무엇이든 우직하게 갈망하면 그게 현실이 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과 진정성이었다. 그의 스펙(spec)은 삼류였지만 신념과 진정성은 그를 일류로 만들어줬다. 측량할 수 없는 내면의 세계에 귀 기울이기보다 남들이 알아주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 젊은 세대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드라마틱한 그의 삶은 이제 히스토리가 됐다. 그러나 그가 세상에 남긴 유산은 지금 세대와 후대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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