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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호흡 첼로·피아노 거장 봄의 앙상블

굴곡 많은 인생 닮은꼴<br>마이스키·아르헤리치<br>5월 국내서 듀오 콘서트

왼쪽부터 첼리스트 마이스키, 피아니스트 아르헤리치 /사진제공=크레디아

'장한나의 스승'으로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65). 1988년 첫 공연 이후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펼쳤던 그는 한국 팬이 유난히 많아 2003년, 2004년 내한 공연 때는 전석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97년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낸 그의 앨범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곡 '그리운 금강산', '청산에 살리라' 등을 실어 동방의 작은 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3남 1녀를 둔 이 노장의 첼리스트는 최근 늦둥이 아빠 소식을 전하면서 전세계 클래식 팬들로부터 뜨거운 축하 세례를 받기도 했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미샤 마이스키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어릴 때부터 첼로 영재로 불렸다. 196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6위에 입상하는 등 세계적인 상을 휩쓸며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첼로 거장 로스트로포비치(1927∼2007)와 피아티고르스키(1903∼1976)를 동시에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로도 유명하다. 물론 마이스키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69년 누이와 가족들이 이스라엘로 망명한 탓에 이듬해 노동수용소에 2년여 동안 감금됐다. 라트비아가 구소련에 합병되면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반체제운동에 연루된 탓이다.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 신세도 져야 했다. 이후 23살 때인 1971년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그때부터 그의 음악적 재능도 제대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백발의 곱슬머리, 연미복 대신 실크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 독특한 무대 의상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기교에 치우친 연주와 지나친 쇼맨십을 두고 쓴 소리를 내뱉는 비평가도 일부 있지만, 드라마 같은 인생 굴곡을 넘어온 그의 연주에는 심금을 울리는 뜨거운 감동이 한껏 묻어난다.

'건반의 여제'로 불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72). 불꽃 같은 연주로 청중을 사로잡지만 변덕스런 성격 탓에 악명도 높은 피아니스트다.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 때문에 연주를 취소하는 일이 잦고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기로 유명하다. 1941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아르헤리치는 3살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냈다고 한다. 남미 클래식 음악계의 전설로 불리는 빈센초 스카라무차에게 사사 받고, 8살 때 처음으로 독주회를 가졌다. 16세 때 제네바 국제 콩쿠르 등 세계적인 콩쿠르를 휩쓸며 일찌감치 명성을 얻었다.

음악가로는 성공했지만 세계적인 지휘자 샤를로 뒤트아와 이혼하는 등 개인적인 굴곡도 많았다. 솔로 무대에 설 때면 부쩍 진한 외로움을 느낀다는 아르헤리치는 1980년대 이후 독주보다 협연 무대를 가지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1996년부터는 일본 오이타현 벳푸에서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아시아 아티스트들과 적극 교류하고 있다.



중심 무대인 서유럽이 아닌 각각 라트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변방에서부터 꽃피운 클래식의 거장. 굴곡 많은 삶을 겪었지만 오히려 아름다운 선율로 승화시킨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선다. 오는 5월 6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 미샤 마이스키 듀오 콘서트'에서다. 클래식에서 대표적 단짝으로 꼽히는 이 두 거장은 지난 1978년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한 이후 35년간 수십 장의 음반을 함께 만들고 투어 연주를 다니며 호흡을 맞춰왔다. 마이스키는 "아르헤리치는 100% 완벽주의자다. 그녀의 연주는 늘 나를 압도한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그녀와의 협연은 늘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두 거장은 이번 공연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 모음곡', 베토벤 '첼로 소나타 2번',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쇼팽의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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