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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3세계서 입지강화 포석
입력2009-08-27 21:21:28
수정
2009.08.27 21:21:28
■ 5,000억弗 '중국판 마셜플랜' 나온다<br>美·EU 대항마 부각시켜 '개도국 끌어안기' <br>'위안화 외국기업 대출 금지' 등 걸림돌도 많아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마셜 플랜을 통해 서유럽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이 플랜은 일방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서방세계에서 미국의 절대적 지위를 인정 받는 단단한 토대로 작동했다.
중국판 마셜 플랜은 동남아ㆍ남미ㆍ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에서 이 같은 토대를 마련해보겠다는 중국의 심대한 전략이다.
개발도상국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이들 지역에 대한 도덕적 리더십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무대에서 제3세계를 대변하며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대한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부수적으로 형성될 중국에 대한 우호적 관계를 발판 삼아 이들 지역을 ‘제2의 안마당’으로 만들 수 있으며 나아가 ‘21세기 중화주의’의 마지막 관문인 위안화 국제화의 도약대를 다지자는 다중 포석이다.
경제적으로도 미국ㆍEU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성장잠재력이 높은 개도국으로 전환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전략이다. 중국 상무부의 한 관계자는 “저개발국에 인프라 투자와 산업개발 자금 등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해당국 국민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 중국이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자연스레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된다 해도 이전만큼의 수출 수요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민의 저축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에는 마이너스 상태에 있었지만 최근 6~7%까지 치솟고 있는 등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어 경기가 회복돼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매년 2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7월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는 -20% 안팎으로 떨어지며 더욱 악화하고 있다.
4조위안이라는 대규모 내수 부양책으로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의 37.5%(2007년 기준)를 차지하는 수출이 회생되지 않고서는 지속성장이 힘든 상황이다. 여기다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던 철강 등 주요 산업 부문의 가동률이 해외 수요 감소로 50~60%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떻게든 근본적인 수출 확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마셜 플랜을 개도국에 대한 수출 확대를 넘어 장기적으로 위안화를 국제화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자금 지원은 물론 무역ㆍ투자거래를 달러화 일변도에서 벗어나 위안화로 거래함으로써 자연스레 위안화의 국제 위상을 높인다는 생각이다.
물론 마셜 플랜을 실행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걸림돌이 남아 있다. 우선 현행 중국 법규상 외환보유액을 다른 국가에 대한 대출 등의 지원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위안화로 외국 기업에 직접 대출해주는 것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지속적 경제 달성을 위해 기존 선진국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마셜 플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마셜 플랜=미국이 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유럽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지난 1947년부터 1951년까지 서유럽 16개 나라에 실시한 대외 원조정책이다. 정식 명칭은 유럽부흥계획(European Recovery Program)이지만 당시 조지 마셜 국무장관이 이를 처음 공식 제안해서 보통 '마셜 플랜'으로 불린다. 미국은 이를 통해 유럽의 시장경제를 부흥시켜 당시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의 위협에 맞서려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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