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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미분양 '네탓 공방' 가열

정부 "과잉공급·고분양가가 원인…지원 없다" <br>업계 "밀어붙이기식 규제 쏟아낸 정부도 책임"

미분양 책임을 둘러싼 정부-업계간 해묵은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현재의 미분양 사태는 수요예측을 못한 업체의 탓”이라고 한 것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 책임론’에 더욱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1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공식적으로 10만가구를 육박하고 있고 계약파기 물량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분양 물량을 종합하면 15만~2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은 물론 파주신도시나 송도 등 수도권 유망지역으로 꼽혔던 곳에서도 1순위에서 대량 미달사태를 빚는 등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현정부 하에서 미분양 해소를 위한 지원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여기에는 미분양이 업계의 수요예측 오류와 고분양가 탓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장관이 전날 “싸고 좋은 집이 공급돼도 분양이 안된다면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경영을 잘못해 한계에 몰린 기업까지 지원하진 않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정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재정경제부의 김석동 제1차관도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과잉 공급하고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게 현재 미분양 사태의 원인”이라며 “미분양 문제는 시장이 스스로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미분양의 1차적인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 잘못은 전혀 없다’는 식의 정부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업체들이 제대로 된 공급계획을 잡으려면 3~5년 간은 정책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수요가 부족한 것을 알면서도 분양가상한제 등의 갑작스러운 시행으로 업체들이 분양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건설사의 사장도 “수요억제 정책을 주도한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이 바로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공급확대 정책을 담당한 실무 책임자였다”며 “일시에 밀어붙이기식 규제를 쏟아내면서 업계의 수요예측 실패로 모든 잘못을 돌리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업계간 이 같은 논쟁이 해결책 제시로 이어지지 않고 소모적 논쟁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참여정부는 정권 막바지에 사실상 정책실패를 자인하는 정책선회를 택할 리 만무하고 다음 정부에서도 대다수 서민의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업계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책을 내놓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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