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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툰 '싸나희 순정' 펴낸 류근 시인·퍼엉 일러스트 작가

"평범한 아저씨한테도 삶의 지혜 배우죠"

● 류근 시인

자기풍자·조롱, 독자 좋은 반응… 세상과 통하려 통속시에 집중

● 퍼엉 작가

순정파 집주인 아저씨 이야기… 너무 친근해서 재미있게 그려

스토리툰 '싸나희 순정'의 공동 저자 류근 시인(왼쪽)과 그림작가 퍼엉이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송은석기자

"그 선수랑 그럼 그동안 따로 만나 이야기해 본 적은 있으세요?"(주인공)

"업슈."(집주인아저씨)

"앞으로 어쩌시려구요. 뭔가 다른 방안이라도 있으세요?"

"유씨, 증말 실망이네유. 내가 분명 싸나희의 순정이라고 말했잖유. 싸나희의 순정엔 미래 따윈 없는 거유. 그냥 순정만 반짝반짝 살아 있으면 그걸로 아름다운 거유. 그런 세계를 몰르니까 세상이 이렇게 팍팍하고 험난한 게 아니겠슈. 짜장면 뿔어유. 짜장면이나 드슈."

주인공 유씨와 동네 체육대회에 심판으로 파견 나온 여자 프로 축구 선수를 보고 반한 집주인 아저씨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이후 여자 프로 축구 선수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안 아저씨는 선을 보지만 실망한 채로 돌아온다.

"외모가 좀 그랬나? 싸나희 순정이라고 하셨잖아요."

"싸나희 순정을 아무 데나 갖다 쓰면 되나유? 싸나희 순정도 상대방의 순수와 막 이렇게 결부가 되었을 때 비로소 꽃이 피고 그런 거 아니겠슈? 아무튼 나는 이제 사진은 안 믿기로 굳게 결심했슈."

책의 저자인 류근 시인과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유씨는 대꾸 한 번 하지 못하고 집주인 아저씨에게 매일 당한다.

'싸나희 순정'은 시골 마을에 세입자로 들어와 살게 된 낭만파 시인 유씨와,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 순정파 집주인 아저씨의 좌충우돌 스토리에 왈츠 풍의 일러스트가 실린 스토리툰이다.

책을 읽다 보니 유씨가 류근 시인인지, 집주인 아저씨가 실존 인물인지 궁금해졌다. 문득 비속어인 '시바'와 '조낸'이 난무하는 글에 왈츠풍 그림을 그린 퍼엉 작가가 '초미녀'라는 소문이 사실인 지도 궁금해 져 이 둘을 지난 3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동시에 만났다.

인터뷰에 오기 전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류근 시인. 매일 술을 마시는 유씨와 비슷한 것 같지만, 라면을 주식으로 하는 유씨와는 달리 가난해 보이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로 봉사 활동을 떠날 예정인 퍼엉 작가에게 류근 시인은 "말레이시아 여자처럼 생겼다" 고 말했다.

-글을 읽다 보면 등장 인물이 모두 실존 인물 같다



모티브는 있는데, 그게 사실이긴 어렵잖아요. 글에 등장하는 주인아저씨가 있다 없다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돼 책으로까지 나왔는데,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나

3년전쯤 페이스북에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한 번 올렸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러다 보니 의무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달하게 됐다. 제가 설정한 부분이 자기 풍자와 자기 조롱인데, 이런 부분을 독자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세상과 통하려고 통속시를 쓰려고 노력하다 보니 제 시도 근엄하고 엄숙하지 않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나

주인집 아저씨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는 모습이다. 사소한 삶의 지혜가 오히려 감동을 준다. 평범한 사람도 지혜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류근 시인과 함께 책을 만든 소감

원래 그림 그릴 때 배경을 굉장히 중요시 생각하고 그리는데, 이번 이야기는 배경이 다 정해져 있어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책을 여러 번 보다 보니 집주인 아저씨가 너무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

-'킥스타터(펀딩 사이트로,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분야 프로젝트의 투자를 유치한다. 투자자는 돈이 아닌 다른 유무형 형태의 보상을 받는다) 후원금이 7만 달러에 이르는 데 수입은 많이 늘었나

후원금을 제가 직접 받는 것이 아니라, 후원금으로 그림 그리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라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거의 없다.

-네이버 그라폴리오(온라인 일러스트레이션 플랫폼)에 그린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이후 국내외 팬이 많이 늘었는데, 앞으로 계획은

전공이 애니메이션이라서 이쪽에도 좀 관심을 가지며 일을 하고 싶고, 제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면서 연인 이야기뿐 아니라 친구나 가족 그림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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