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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실세는 대통령 한 사람 뿐… 공직자는 무욕의 자세 가져야"<br>내년 총선출마 생각할 틈 없어, 자리 높을수록 현장 더 찾아야… 국가청렴도 30위진입이 목표<br>연평도 해병 장병 위문갔다가, 민원듣고 바로 현장 들르기도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6일연평도를 방문, 북한군 상륙을 막기 위해 용치가 설치된 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SetSectionName(); [서경이 만난 사람]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실세는 대통령 한 사람 뿐… 공직자는 무욕의 자세 가져야"내년 총선출마 생각할 틈 없어, 자리 높을수록 현장 더 찾아야… 국가청렴도 30위진입이 목표연평도 해병 장병 위문갔다가, 민원듣고 바로 현장 들르기도 현장방문 동행=박민수 정치부장 정리=권대경기자 kwon@sed.co.kr 사진제공=국민권익위원회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6일연평도를 방문, 북한군 상륙을 막기 위해 용치가 설치된 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왕의 남자, 정권 실세'라 불리는 것을 싫어했다. '실세는 대통령 한 사람뿐'이라고 못박았다. 공직생활로 '아내에게 처음 제대로 된 월급이라는 것을 주게 돼 기쁘다'고도 했다. 정치인이 아닌 공무원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요즘 행정 사각지대와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작업복에 운동화가 닳도록 전국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닌다. '현장은 내 생활의 모태이자 국민권익의 산실'이라고 외치는 그는 지난 9월 취임 이후 두달 남짓 동안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무려 130여차례나 방문했다. 하루 2회 이상 현장으로 출동한 셈이다. 언론에서 이 위원장에게 붙이는 수식어는 다양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는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권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파괴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 ◇현장에 답이 있다=기습한파가 몰아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던 16일 서울경제신문은 '실세'이기를 굳이 거부하는 이 위원장의 현장방문에 동행했다. 이날의 현장방문은 서해 연평도의 해병 연평부대. 새벽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는 실세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흘렀다. 헬기로 쉽게 연평도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이 위원장은 2시간30분가량 소요되는 참수리호를 택했다. 고막이 먹먹할 정도로 웅웅거리는 엔진음에 서해의 높은 파고는 멀미를 동반했지만 이 이원장은 항해 내내 꼼짝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누가 뭐라고 하든 힘든 길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동 중간중간에 짬짬이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은 "욕심이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또 "서민의 피와 땀과 눈물은 서류 속에 있는 게 아니라며 그들의 삶의 현장에 있기 때문에 현장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말처럼 이날도 장병 위문을 갔다가 연평도 주민들의 오랜 민원 해결이라는 숙제를 안고 돌아왔다. ◇"공직자 '무욕(無慾)'의 자세로 국민 대해야"=이 위원장은 "공직자는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라며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자신의 이해보다 국민의 이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속에 다른 욕심이 없어야 한다. 무욕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일부 고위직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겨냥해 "자리가 높아지면 현장을 멀리하고 기피하게 된다"며 "자리가 높을수록 서민들이 생활하는 현장을 더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의 목표를 묻자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CPI)가 현재 39위인데 이 순위를 30위권 내로 올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을 찾아다닌 소감에 대해서는 "아직은 어렵고 힘들다는 느낌"이라면서도 "해가 바뀌면 상황이 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위원장은 민원해결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행정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는 "여러 민원을 해결하다 보니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그러나 아직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접대비 실명제, 부패 소지 없애자는 것"=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권익위의 계좌추적권과 조사권에 대해 그는 "고발 당사자에 대해 최소한도인 1회 정도로 기초자료를 조사하자는 것이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계좌추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직자 비리가 1년에 20여건 정도 돼 이를 잘 살피기 위한 방편인 것인데 내용이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이견으로 관심을 끌었던 '접대비 실명제'에 대해 이 위원장은 "부패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라고 강조한 뒤 "실명제를 실시함으로써 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아니며 부패의 소지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접대비 실명제 이후 기업들이 여러 개의 카드로 나눠 결제하거나 날짜를 바꾸는 등의 편법을 사용한 점을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실세는 대통령 한 사람뿐…여야 인내심 부족"=이 위원장은 내년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이렇게 바쁜데 생각할 틈이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아직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세간의 실세 평가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실세는 대통령 한 사람뿐이지 다른 사람은 실세가 될 수 없으며 실세가 돼서도 안 되고 실세인 척해도 안 된다"고 못박았다. 최근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쓴소리를 했다. 그는 "여야 모두 인내심이 부족하다"며 "타협의 문화가 많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또 이른바 5,000원 점심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점을 묻자 이 위원장은 "점심식사를 굳이 비싼 곳에서 할 필요가 없다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며 "되도록 서민식당을 이용하자는 취지로 이를 한번쯤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장병 위문 "기왕 해야 할 숙제라면 즐겁게"=이 위원장은 2시간30여분간의 항해 끝에 연평도 해군 222기지에 도착, 부대 현황을 보고 받고 위로금을 전달했다. 이어 연평부대본부 장병들을 위로한 뒤 포병 6중대로 이동해 장병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자신의 막내아들을 예로 들며 "아들이 군에 가기 전에는 철이 들까 싶었는데 군에 다녀오니 많이 변했다"며 "전방관측소(GOP)에서 근무를 했는데 면회는 한번도 가지 않았고 휴가도 최대한 못 나오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군에서 제대한 이들 중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이가 있다면 다시 군대를 보내는 방안을 생각해봐야겠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민원제기에 현장 바로 찾아…35년 말뚝 뽑아내나=군부대 위문을 마친 이 위원장은 지역민들의 민원을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조율에 팔을 걷었다. 연평도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어업통제권 해경 이양 ▦야간 조업 허용 ▦어업쿼터제 개선 ▦해변에 북한 침투 방지 목적으로 설치된 용치 제거 등을 주문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군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으며 특히 용치 문제를 두고 그는 실제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35년 동안 연평도 해안가에 설치된 용치를 걷어내면 해안가를 해수욕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소득 증대가 기대된다. 따라서 이 위원장은 연평도 주민 대표의 이름으로 민원을 제기하도록 하고 절차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위원회 차원의 조치를 약속했다. ◇ 약력 ▲1945년 경북 영양 ▲경북 석보중-영양고 ▲1964년 중앙대 농촌사회개발학과 입학▲1965년제적▲1970년국민산업학교 졸업(현국민대학교) ▲1972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교육학 석사)▲1991년 민중당 사무총장 ▲1996년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제15^16^17대 국회의원 ▲2001년 한나라당 원내총무 ▲2006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9년 9월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취임후 80일간 전국 130여곳 누벼 지난 9월30일 취임한 뒤 이재오 위원장이 다닌 현장만 전국 방방곡곡 130여곳이 넘는다. 취임 후 약 80일 동안 130여곳이라면 휴일을 제외한 근무일(주5일 계산시 56일)만을 계산한다면 하루에 적게는 두 곳, 많게는 서너 곳의 현장을 다녀온 셈. 이 위원장을 포함한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장방문은 기존 정치인들이 주말 또는 명절•선거철에 재래시장과 같은 곳을 찾아 사진 찍기용 포즈를 취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요일마다 콘셉트가 정해져 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정책 소비자인 국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권익위의 요일별 현장방문은 ▦월요일 '좋은 제도 다듬기(제도개선 권고 및 관련기관 방문, 관련단체 전문가 간담회)' ▦화요일 '민생현장 보듬기(이동신문고 등 지역 순회상담)' ▦수요일 '부당행정 바로잡기(국책사업 현장방문 및 행정심판 청구사건 현지 확인)' ▦목요일 '반부패 현장 살피기(반부패ㆍ청렴의식 확산을 위한 강연)' ▦금요일 '약한 서민 돌보기(탈북자나 외국인 근로자 등 소외계층 애로사항 청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권익위는 요일별 주제에 맞춰 실ㆍ국이 주간 단위의 방문지 설정과 예상과제를 취합ㆍ조정해 기간별 추진계획안을 수립하는 등 현장방문이 일회성 위로 방문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작업을 가진다. 실제로 권익위는 지난달 18일 속초비행장 비행안전구역 완화 조치를 이끌어내 48년여 동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던 민원을 정리해 주목을 받았다. 비행안전고도 완화를 통해 고속도로 건설 및 송전탑 설치 등 국책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만든 것. 이에 따라 약 309억7,4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약 2,829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지역과 권익위의 추산이다. 특히 지역주민과 국방부, 육군 2개 부대 및 4개 기관(단체) 간 상충된 이해관계를 슬기롭게 풀어 서로가 '윈윈'하는 방식으로 민원이 해결돼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이 위원장이 이번에는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35년 된 해묵은 민원인 연평도 해안가 '용치'를 걷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경이 만난 사람] 전체기사 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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