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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야심작/전기자동차 「EV1」 첫선

◎공해방지·석유의존도 줄여 자동차혁명 선도/100㎞대마다 재충전·값비싸 실용화 제약도【로스앤젤레스=연합】 「공해 없는 차세대 자동차의 신기원을 기록할 것이냐, 자동차 역사의 먼지 쌓인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냐.」 경쟁업체들이 숨을 죽이고 주시하는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사의 전기자동차 EV1이 5일 드디어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할리우드 영화의 전야제처럼 내로라 하는 저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기배우들이 맵시있게 몰고 나온 스포츠 쿠페형의 EV1을 처음 본 소비자들의 소감은 『살 생각은 없지만 기막히게 멋있다』는 것. GM사가 3억5천만달러를 들여 뽑아낸 EV1은 두 가지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하나는 GM사의 열망대로 도시의 공기를 맑게 하고 석유 의존도를 줄여 자동차의 혁명을 선도하는 것이고 둘째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대로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대체 연료 자동차의 개발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다. 지난 70∼80년대에 일본에 기술 선도자의 지위를 빼앗긴 GM사는 EV1의 탄생으로 잃어버린 옛날의 권위를 되찾고, 둔중한 자동차를 토해내는 투박스러운 거대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아이디어술에 문을 열어놓고 있는 첨단기업의새 이미지를 얻고 싶어한다. EV1의 탄생이 갖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는 대당 3만4천달러라는 만만찮은 값에다 주행거리 1백10∼1백40㎞마다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결정적인 제약이 따르는 데도 이같은 기계를 일반소비자들이 원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실로 오랜만의 기회라는 것이다. 경쟁업체인 도요타사는 이미 연간 8억달러의 개발비를 투입, 절반의 가격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자동차의 역사를 보면 20세기초 전기자동차는 전체 자동차의 30%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한때 전기자동차 제조회사가 30개나 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텍사스주에서 대규모의 유전이 발견되고 전기 자동점화장치가 발명되고 대량생산체제가 등장하면서 전기자동차는 조용히 뒷전으로 물러났다. 1세기가 지난 지금 외형과 기능면에서는 크게 달라졌지만 납전지라는 동력원이 바뀌지 않은 전기자동차가 새삼 각광을 받을지, 또 다시 버림을 받을지 얼마 안 있어 판가름이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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