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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日지진 후폭풍 시달리는 할리우드

일본 지진 및 방사능 유출의 후폭풍이 할리우드에도 몰아치고 있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대재난을 당한 일본에서 이미 개봉했거나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을 극장에서 조기 철수하거나 개봉 일자를 재조정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튜디오들이 입을 재정적 손실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 되는데 전문가들은 스케줄 재조정은 올 한 해 내내 스튜디오들의 당면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지진이 나자마자 워너 브라더스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히어애프터'를 극장에서 내린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가 태평양의 한 해변 휴양지에 쓰나미가 덮쳐 물에 떠내려가는 사체와 잔해 장면으로 시작된 탓이다. 워너사는 개봉 예정이던 악령 추방영화 '라이트'도 연기했고 폭력이 난무하는 '서커 펀치'의 개봉 스케줄도 재고하고 있다. 소니 역시 외계인들이 LA를 침공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내용의 영화 '배틀:LA'의 개봉을 취소했다. 남태평양의 섬에 사이클론이 덮치는 장면이 나오는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한 '생텀'과 핵무기 경쟁을 다룬 기록 영화 '카운트다운 투 제로'도 개봉을 미루기로 했다. 일본은 할리우드 영화의 해외시장 총 판매액 가운데 1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지난해 할리우드가 일본에서 번 돈은 총 25억달러였다. 이런 시장이 대재난을 당했으니 할리우드에 후폭풍이 몰아치는 것은 당연하다. 통계에 따르면 지진 후 첫 주말 일본 극장의 총수입은 무려 60~70%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 3,000여개의 스크린 가운데 지진 후 상당수 극장이 안전 점검과 단전 등으로 문을 닫은 상태다. 지진 여파로 일본 영화계의 제작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해 칸영화제에서 선보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야쿠자 영화 '분노'의 속편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할리우드의 한 스튜디오 간부는 "우리는 지금 매일 일본 내 상황에 대처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원전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고 방사능 피해가 커질 경우 할리우드가 입을 손실은 가히 핵폭탄 규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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