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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화학] <1> 화학이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자, 눈을 감고 주변에 있는 물건 아무거나 한 번 집어봅시다. 집은 물건이 무엇이든 원료의 90% 이상이 석유화학에서 나온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요? 그럼 이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화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가장 흔한 필기구인 볼펜을 잡아보자. 볼펜은 잉크와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다. 당장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PE)과 기타 석유화학 합성물들이 원료고, 잉크에도 석유화학제품은 숨어 있다. 잉크를 종이에 붙이는 접착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비닐아세테이트(EVA). 석유화학, 특히 플라스틱은 세상에 등장한 지 불과 1세기도 안돼 금속과 유리를 대체하면서 인류의 의식주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석유화학도 ‘전쟁의 자식’ 가운데 하나. 석유는 탄소(C)와 수소(H)가 결합된 탄화수소 덩어리일 뿐이고 지하에서 막 캐낸 원유는 쉽게 불이 붙지도 않는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 제조를 위해 석유를 분해하며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한 것. 그 전까지는 단지 기름덩어리에 불과했던 석유가 ‘검은 황금’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1918년 미국의 ‘스탠더드’와 ‘유니온 카바이드 앤드 카본’이 정제 폐가스 속에서 세정액과 소독약의 원료인 이소프로필알코올을 제조한 것이 석유화학의 기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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