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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8월 5일] 중국 감상법

'중국인은 불결하고 배려가 없다. 비즈니스 신뢰도 없다. 한마디로 후진적이다.' 기자가 중국 특파원으로 부임하기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들은 대체적인 얘기다. 하지만 지난 1일 부임 첫 주말을 맞아 베이징올림픽 공원에 다녀오면서 접한 중국인의 인상은 다소 달랐다. 6살 난 딸아이와 함께 올림픽 공원에 가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중국 지하철을 타보았다. 만원이었다. 지하철 객실로 들어서자마자 중국인 2명이 동시에 딸아이에게 자리를 내줄 요량으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림픽 공원에 도착한 이후에도 신선한(?) 충격은 이어졌다. 새둥지 모양의 세계 최대 메인스타디움을 배경으로 뻗어 있는 수십만평 대지의 올림픽 공원 어디에도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를 볼 수 없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관광명물이 된 베이징올림픽 공원은 주말이면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몰려드는 베이징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론 이해하기 힘든 경험도 많았다. 신호등을 무시하는 운전자와 보행자들. 그래서 횡단보도를 건널라치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졸여야 한다. 헤이처(黑車)라고 부르는 불법택시들이 어디 가든 합법택시 옆에서 버젓이 영업하는 행태까지. 중국은 과거와 현재, 선진과 후진성이 공존하는 변화와 역동성의 나라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으로 한마디로 '이렇다'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크고 이해하기 힘든 나라다. 그래서 여행 등으로 중국에 잠깐 다녀간 사람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지만 중국에 십수년 넘게 있는 외국인들은 갈수록 중국을 재단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일까. 중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 이후 미국과 G2로 불리며 세계 양대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2조달러의 외환보유고,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한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초국가 통화 창설을 주장하고 더 나아가 외교ㆍ군사 등 여러 분야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 중국에 10년 넘게 주재원으로 활동한 한 대기업 임원은 이와 관련해 "선진적인 시스템과 원칙이 아직 자리잡지 않은 중국은 사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 단기적으로 예측안정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50년 이상을 내다보는 전략적 국가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정진하고 있는 대국이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쓰촨성 대지진 때 중국을 다녀오면서 진정으로 중국을 아는 전문가와 시스템 육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 이후 정부 차원에서 중국연구재단 등의 조직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미디어법 논쟁으로 온 나라가 사분오열하는 양상과 중국 지도부의 단결된 대국 행보가 대비돼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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