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6월18일] 전략무기제한협정 권홍우 편집위원 1979년 6월18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 호프부르크 궁전. 카터 미국 대통령과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2단계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Ⅱ) 조인식을 가졌다. 1단계 협정(SALT Ⅰ) 체결 직후인 1972년부터 지루하게 이어져온 협정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19개 조항, 78쪽에 이르는 협정문의 골자는 ▦전략무기(운반체) 상한선을 2,400기로 제한해 1981년까지 2,250기로 감축하고 ▦다탄두를 적재한 미사일이나 크루즈 미사일은 1,320여기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운반체 한 발에 실리는 탄두 수를 제한한 점도 특징이다. 지상발사 미사일의 탄두는 최대 10개, 잠수함발사 미사일은 14개 이내로 묶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성사시킨 SALT Ⅱ는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미국 의회의 비준을 앞둔 1979년 말 소련의 갑작스러운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냉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비준을 얻지 못했어도 미ㆍ소 양국은 SALT Ⅱ 기준대로 전략무기를 줄이려고 애썼다. 핵군축은 SALT Ⅲ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으로 이어지며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폭탄은 여전히 인류를 멸망시키고도 남을 정도다. 러시아 핵전력의 파괴력은 1만3,359메가톤, 미국은 2,206메가톤에 이른다. 러시아의 파괴력이 미국을 압도하는 이유는 정밀유도기술 부족에 따른 낮은 명중률 탓이다. 대충 엇비슷하게 떨어져도 거대한 폭발력으로 목표물 부근을 몽땅 날려버리자는 무지막지한 핵폭탄은 아직도 인류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다. ‘한번의 오산, 한번의 오류, 한번의 핵폭발이 인류 최후의 궁극적 재앙을 부를 수 있다.’ SALT Ⅱ 개막 공동성명의 첫 구절이다. 그로부터 29년이 흐른 오늘날,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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