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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재개발 백지화

역사가치 보존위해 철거 대신 리모델링 유도<br>주변지구는 고도제한 개발… 주민 반발 예상

철거·재개발 대신 보존형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기로 한 세운상가 일대 전경. /이호재기자

추진 9년 동안 난항을 거듭하던 서울 세운상가 정비사업이 결국 백지화됐다.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종묘와 남산을 잇는 1㎞의 공원을 조성하겠다던 기존 계획이 '보존형 개발'로 변경된 것. 다만 함께 개발이 예정돼 있던 세운상가 주변지역은 고도제한을 강화해 새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기존 세운상가를 그대로 보존해 리모델링을 유도하고 인근 세운지구는 높이 제한을 적용해 개발하는 방안을 담은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계획(안)'을 마련, 주민과 막바지 협상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기존 6개 구역을 소규모 맞춤형 정비사업으로 잘게 쪼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주민들과 합의가 끝나는 대로 계획안을 발표하고 공청회 및 주민공람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철거ㆍ재개발 대신 보존= 세운상가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였던 1945년 일제가 연합군의 공습이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조선인이 모여 살던 주거지를 철거하고 만든 공터였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이 모여 살던 곳이 60년대 들어 다시 집창촌으로 모습을 바꿨다. 이 자리에 1966년 고(故) 김수근 건축가가 주상복합 아파트로 설계해 들어선 것이 바로 세운상가다. 당시에는 연예인들이 앞다퉈 입주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고, 저층부 상가는 1970~1980년대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자상가가 용산으로 강제이전 당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고,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정비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번 계획안의 핵심은 세운상가의 역사상을 보존하기 위해 건물을 존치시키고, 건물주의 리모델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서기로 했던 1㎞ 길이의 녹지는 건물 외벽과 옥상까지 활용한 입체적 녹지 축으로 대체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요한 범위에서 행정적 지원을 통해 리모델링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변 개발 높이 제한-주민 반발 예고= 시는 최고 122m로 계획돼 있던 주변지역 고도제한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10년 5월 문화재청은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이유로 높이 122m로 개발이 추진되던 세운4구역의 고도를 75m로 낮추라고 요구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 고도제한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주민과 협의 중"이라며 "122m의 기존 계획보다는 낮아지는 것은 맞지만, 기부채납율로 14~15%에서 10%로 낮췄기 때문에 사업성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역사도심의 정체성을 보존하려는 서울시의 개발방향과 사업성을 요구하는 주민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크다는 점이다.

김길원 세운6구역 주민대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며 "사업성 못지 않게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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