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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는 착각

유동성장세는 과연 가능할까. 최근 국고채 금리 5%가 일시적으로 붕괴되며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이 사실이다.7월 중순이후 거래소시장에서 촉발된 저가주중심의 대중선호주의 상승세도 바로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 된 결과다. 이러한 양상은 종합주가지수에 영향력이 큰 대형주, 특히 대형기술주가 배제됨에 따라 사실상 '지수 따로, 시장흐름 따로'라는 다소 비정상적인 시장구조를 형성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유동성의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 저가주 중심의 업종별 순환매가 건설, 금융주에 이어 제약, 제지주로 완결되면서 과연 유동성장세에 대한 가능성이 단지 희망사항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유동성 없는 주식시장 절대저금리 수준에서 잉여유동성이 운용의 한계로 점차 리스크가 큰 금융자산으로 자금흐름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로의 자금유입 가능성을 키웠다. 투신사의 수신고를 보면 증시로 자금유입 기대감이 확인된다. 채권형 잔고가 7월초 65조원에서 8월초 69조1,000억원, 현재는 71조2,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 약 두 달 동안 8.5%나 증가했다. 단기자금의 향방을 알 수 있는 MMF의 경우는 7월초 34조4,000억원에서 8월초는 39조5,000억원으로 현재는 42조원까지 무려 22.0%나 증가하여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를 나타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주식관련자금의 움직임이다. 가장 대표적인 고객예탁금은 1월 18일 9조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7월초 7조7,000억원을 바닥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일시적으로 8조원대를 회복하는 듯 했으나 현재는 7조5,000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오히려 증시자금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주식관련자금인 투신사의 주식형펀드를 살펴보면 유동성의 흐름이 더욱 명확해진다. 투신사의 주식형(주식편입비율 60% 이상) 잔고가 연초에 4조원대에서 6월초 4.7조원 이후로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는 4.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최근 2개월간 증가폭은 미진한 실정이다. 주식혼합형(주식편입비율 최고50~60%) 잔고는 연초 20조8,000억원에서 계속 감소해 7월초 17조3,000억원을 바닥으로 늘기 시작해 현재는 18조원 수준으로 7월초 대비 4%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그 증가추세가 꺾이고 있다. 주식혼합형의 잔고 증가는 주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채권매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결국 이런 사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여전히 시장은 국고채를 중심으로 한 안정투자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시중 유동성의 흐름은 아직도 단기적인 MMF나 장기성 채권형을 중심으로 형성돼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은 전무한 상태이다. ◇유동성장세는 착각 거래소시장의 흐름은 사실상 외부로부터의 유동성보강이 아니라 내부 유동성의 이전에 기인한다. 코스닥시장의 자금이 거래소시장으로 이전하며 일반투자자들의 수익 쫓아가기 현상이지 유동성 유입은 아니다. 코스닥시장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투자자의 거래대금이 4월 6조원 대에서 최근에는 1조7,000억원 대까지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거래소시장의 경우 매매비중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일반투자가들의 거래대금이 7월초 1조4,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까지 급격히 증가하였다. 85%나 늘어난 것이다.유동성장세는 주식시장의 내부유동성이 일궈낸 착각인 셈이다. ◇유동성장세의 열쇠는 펀드멘털 지난 한달간 저가대중주 중심으로 상승장세는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체력을 시험한 결과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펀드멘털의 개선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절름발이 장세' 였다. 잉여유동성의 증가는 유동성장세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회복에 대한 가시적인 시그널이 없는 상황에서 유동성장세는 기대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쉽게 말해 돈이 많다고 아무 물건이나 막 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98년 말 99년 초의 강력한 유동성 장세를 보면, 당시에는 경상수지 흑자폭 증가, 가동률 증가, 금리하락, 환율안정, 물가안정 등 경기회복이라는 강력한 펀드멘털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유동성의 유입으로 금융장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당시와는 달리 경기회복이라는 펀드멘털리 가시화되지 않아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본격적인 추세상승은 경기회복 가시화라는 펀드멘탈이 담보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다. 다만 제한적인 유동성으로 제한적인 종목군을 중심으로한 '시장의 선택적 집중'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이고 탄력적인 상승시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학 LG투자증권 리서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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