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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3.0 K스타일 키워라] <1> 글로벌 주류 문화로 도약

언어·음식 등으로 열풍 확산… 문화서비스 수출, 수입 첫 추월<br>게임이 한류 산업 주도<br>웹·학습만화 세계 1위<br>클래식·무용 괄목 성장<br>삼성패러독스경영등 한국형 시스템도 각광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한류 1.0' 시대가 열렸다. 이어 2010년대 초반까지 '한류 2.0' 시대를 견인한 것은 K팝이었다. K팝이 고유명사가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1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다. 문화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자 유럽은 물론 미국 등 해외 언론들이 한류 기사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박성현 박사는 "K팝의 성공 요인으로 지목되는 새로움ㆍ개방성ㆍ절제성ㆍ친근성 등은 사실 K팝이 유행하기 전부터 한국 대중음악에 내재했다"면서 "K팝은 이를 훨씬 세련되면서도 신선하게 표현하면서 세계인의 감성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류 3.0 시대를 견인할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글로벌 콘텐츠에 한국만의 문화유전자를 창조적으로 융합해 희소성을 높인 K스타일을 삶의, 생활의 영역에 흡수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류 2.0의 한계를 넘어라=현재 우리는 '한류 2.0'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 '한류 3.0'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전 단계가 안고 있던 한계를 넘어서야만 가능하다. 지난해 말 세계 한류 팬 3,6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실시한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한류의 한계와 지향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한류의 인기 요인(중복응답)에 대해 새롭고 독특하다(56.1%), 매력적인 외모(52.4%), 흥미로움(50.3%)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대표적 한류 드라마인 '겨울연가'가 한국인의 '정(情)'을, '대장금'은 '의(義)'와 '충(忠)'을 융합해 성공했고 K팝 또한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인 '역동성(興ㆍ흥)'이 녹아들어 세계인의 감성과 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스토리와 문화 원형을 찾아내 글로벌 감각으로 새롭게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한류가 생명력을 잃고 일시적으로 유행했던 문화 조류로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해외 한류 팬을 대상으로 한 한류재단 조사에서도 한류의 지속기간 전망에 대해 '이미 끝났다(15.3%)' '1~2년(22.4%)' '3~4년(29.1%)' 등 '4년 이하'라는 답변이 전체의 66%를 차지한다. 비슷한 결말이 반복되는 드라마, 유사한 콘셉트의 아이돌 가수 출연에 한류 팬들이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스타 중심의 대중문화에 편중되면서 한류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부정적인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성과 세계성을 갖춰라=한류가 일시적 열풍이나 유행을 넘어 글로벌 주류문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세계성을 겸비한 새로운 수준의 문화로 거듭나야 한다. 영국ㆍ미국ㆍ일본 등 주류문화로 인정받고 있는 문화 강국을 살펴보면 문학ㆍ철학ㆍ미술ㆍ음악 등에서 전통과 현대를 망라하는 다채로운 문화 스펙트럼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류의 범위를 기존 K팝이나 드라마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와 문화예술, 그리고 생활문화로 확대한 우리만의 'K스타일'을 창조해야 한다. 박 박사는 "대중문화 일변도의 한류에서 벗어나 비인기 영역의 문화예술 장르까지 포괄하는 '문화 용광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장르들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게임은 우리나라 문화 서비스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한류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만화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만화가 2위에 랭킹(웹만화와 학습만화는 세계 1위)되면서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클래식이나 무용ㆍ문학ㆍ공연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K스타일'을 지구촌 곳곳에 확산시켜 주류문화로 올라서야 한다.

◇경영 프로세스를 브랜드로 만들어라=문화 콘텐츠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류가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한류 3.0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콘텐츠의 질적 제고를 통해 지속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가와 기업들이 다각적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펼쳐 'K스타일'의 외연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한류가 K팝이나 드라마 등 '즐기는 락(樂)'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의식주로 스며들어 생활 방식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 정책에서 벗어나 클래식이나 문학 등 순수문화예술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야 하고 ▦문화 콘텐츠 단일상품 수출에서 나아가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한국식 경영 프로세스 모델을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시켜 경제 한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세기 중반 포드의 자동차 생산 공정인 '포드 시스템'은 효율성을 인정받아 전세계적인 프로세스 브랜드로 각인됐으며 포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부품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만큼만 공급 받아 생산 과정에 투입, 재고관리비용을 절감하는 도요타의 JIT(Just In Time) 시스템 역시 성공적인 프로세스 브랜드 사례다. 잘 정립된 경영 프로세스는 기업의 혁신을 도울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 제품에 신선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덧씌워준다. 삼성전자는 '패러독스 경영 시스템'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 ▦다각화돼 있으나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 ▦일본식과 미국식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따온 하이브리드 경영 시스템이 '패러독스 경영 시스템'의 요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7년 펴낸 '이건희 에세이'에서 "세계적인 우수 기업이나 장수 기업들은 상반되는 요소를 조화시키는 '패러독스 경영'에 강하다. 내가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질(質)경영을 강조하니까 앞으로 양(量)경영은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았다. 외견상 상충되는 경영 요소를 잘 조화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일류 기업이 되기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모듈형 경영 시스템으로 생산 혁신을 이뤘는데 이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나 시장 변화에도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조성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로세스 브랜드는 해당 기업의 생산 과정과 경영 노하우를 브랜드화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멀리 전파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나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생산ㆍ경영 시스템을 브랜드로 만들면 경제 한류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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