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파상적인 위안화 추가절상 압박을 피하기 위해 강ㆍ온 양면작전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 추가절상을 강력부인하는 ‘정면돌파’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미 보잉사로부터 6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항공기 50대 구매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 달래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의 이 같은 양면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가절상 요구가 워낙 강력해 외환시장이 또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1일 신화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29일 환율은 이미 시장 기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인위적인 추가 절상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인민은행의 발언은 지난 ‘7ㆍ21 위안화 절상’ 후 가장 강한 톤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민은행은 일부 외국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가적인 절상설을 내놓으며 시장을 오도하고 있지만 위안화 환율은 객관적인 규정에 따라 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지난 26일 인민은행의 해명성 발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6일 추가 절상이 없다는 인민은행의 발표는 시장 루머에 대응하는 차원이었지만, 이후 이를 재차, 보다 강한 톤으로 발표한 것은 인민은행의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강력한 의지표명은 미국 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절상 압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국 의원들은 중국이 추가 절상 하지 않을 경우 보복관세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중국에 으름장을 던졌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며 “중국은 위안화 추가 절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중국이 단행한 2.1%의 위안화 절상은 정치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추가 절상을 요구했다. 중국은 환율 문제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다른 한편으로 미국 보잉사로부터 항공기를 대규모로 구매하는가 하면 미국 내 중국 대사관을 통해 로비 활동을 강화하는 등 미국 달래기 작전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의 긴장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환율 문제를 둘러싼 미ㆍ중간 공방이 또 다시 재연되면서 향후 외환시장 역시 ‘위안화 재료’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은 ‘7ㆍ21 발표’이전과 하나도 다를 바 없으며 결과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위안화 추가 절상과 관련해 중국의 잇단 부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추가 절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대학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페티스는 ‘2%의 평가절상과 변동환율관리제도 도입이 중국의 무역불균형과 통화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투자자들이 지난번 절상을 마지막 단계로 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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