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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2차 반도체大戰' 예고

■ 삼성전자-하이닉스 손잡았다<br>막대한 개발비용 분담하고 이익은 공유<br>비메모리도 적극 공략 "신성장동력으로"


일본의 ‘히노마루 반도체 동맹’에 맞서 우리 반도체 업계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공동 개발에 나서면서 반도체 주도권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양국의 ‘2라운드’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위를 달리는 국내 메모리 분야는 후발주자에 바짝 추격당하고 있고 비메모리 분야는 한참 뒤져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손잡은 것은 이런 어려움을 일거에 해소하고 국내 업체끼리 연합전선을 구축, 메모리 분야에서는 일본 등에 맞서는 동시에 비메모리 분야는 선두를 본격적으로 추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막대한 개발비용을 분담하면서 이익은 공유해 ‘반도체 강국’의 면모를 이어가자는 것이다. ◇메모리 분야 수성 두고 한일 ‘2라운드’=반도체통합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이날 “한국 반도체 업계는 최근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사장은 “미국ㆍ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은 우리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국적을 초월한 합종연횡에 나섰으며 중국ㆍ대만 등은 해외 기술과 막대한 자체 자금력으로 우리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경쟁을 넘어 협력을 외치는 것은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특히 우리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기술 및 시장점유율에서 세계 1위지만 핵심 원천기술을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D램 업체인 램버스 등에 매년 수억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상황이다. 테라비트급 차세대 반도체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개발(R&D) 구상과 STT-M램 공동 개발계획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90년대 삼성과 현대ㆍLG가 공동 R&D를 통해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00년대 메모리 분야 1위로 도약한 것처럼 이번 공동 개발계획은 오는 2010년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장악 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정부가 주도하고 도시바와 NECㆍ후지쓰 등이 참여하는 공동 STT-M램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한일 반도체기술 2차 대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3대 기술협력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비메모리 분야 신성장동력으로=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간 3대 협력 양해각서(MOU)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반도체통합협회 차원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반도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국내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4%에 머물고 있다. 휴대폰과 자동차 내비게이션, 각종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메모리가 시장의 주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 한국 업체의 점유율과 대책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삼성과 하이닉스의 공통된 인식이다. 업계는 이날 시스템 반도체 중심으로 따로 결성돼 있던 반도체연구조합을 반도체협회에 통합하면서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업계는 정부ㆍ학계 등과 힘을 합쳐 시스템반도체 협력포럼을 구성ㆍ운영하기로 했다. 권 사장은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매우 취약해 (업체간)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 분야를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경부는 시스템반도체 발전전략이 가시화하는 2015년에는 330억달러의 매출과 7만9,000명의 고용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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