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이용래, 홍정호 등 경험 부족한 키커 모두 실축…승리 헌납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으나 승부차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일본과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2대2로 비기고 나서 승부차기 끝에 3대0으로 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1960년 우승 이후 51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의 기회를 놓쳤고 1988년 카타르 대회(준우승) 이후 23년 동안 아시안컵 결승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조광래 감독은 이날 경고누적으로 빠진 이정수(알 사드)를 대신해 조용형(알 라이안)을 중앙 수비수로 투입한 것을 빼면 이란과 8강전에 나섰던 선발진을 그대로 출전시켰다. 이에 맞서는 일본 역시 4-2-3-1 카드를 꺼낸 가운데 마에다 료이치(이와타)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좌우 날개에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와 오카자키 신지(시미즈)가 배치됐고, 처진 스트라이커는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맡았다 일본보다 하루 덜 쉰데다가 8강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탓에 체력적으로도 열세였던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일본의 강력한 중원 압박에 볼 점유율이 떨어지며 고전했다. 전반 6분 이와마사 다이키에게 위협적인 헤딩슛을 내준 데 이어 전반 16분 일본의 오카자키에게 다시 한번 헤딩슛을 허용하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선제골은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22분 A매치 1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박지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황재원(수원)의 긴 패스를 받아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콘노 야스유키(FC도쿄)에게 밀려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일본의 골대 왼쪽 구석에 강하게 꽂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국은 1대0으로 앞서 나갔으나 전반 36분 마에다에게 아쉽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양팀은 후반에 일진일퇴를 거듭했으나 득점포를 가동하는 데 실패했다. 연장에 돌입한 뒤 7분 뒤 한국은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일본의 공격수 오카자키가 페널티아크로 쇄도하는 순간 황재원과 부딪히며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충돌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이뤄졌지만 주심의 잘못된 판정으로 한국은 페널티킥을 내주며 끌려가게 됐다. 일본은 키커인 혼다가 페널티킥을 실축했으나 흘러 나온 볼을 호소가이 하지메(레버쿠젠)가 차 넣어 역전에 성공했다. 패색이 짙었지만 한국은 후반 15분 극적인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기성용의 프리킥이 김신욱(울산)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볼을 손흥민이 슛을 시도했다. 볼이 일본 수비수에 걸리면서 튀어져 나오자 황재원이 왼발슛으로 차 넣어 골망을 갈랐다. 연장혈투 120분이 막을 내리고 극적으로 돌입한 승부차기. 젊은 피로 무장한 한국은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일본에 승리를 헌납했다. 한국은 1번 구자철, 2번 이용래, 3번 홍정호 등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뛰지 않았던 선수들로 키커를 꾸렸고, 이들은 모두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오는 28일 자정 우즈베키스탄-호주의 4강전 패자와 3-4위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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