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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인사이드] 자수성가형 CEO 전성시대 연 기업인들

"아이디어 하나로 처음부터 글로벌 틈새 시장 노렸죠"<br>성기학·박성수·윤윤수·김동녕·김준일 회장·권동칠 대표… 이들의 성공 비결은?<br>전 세대와 달리 우수한 학력에 사양시장 소비재에 승부 눈길<br>철저한 현장형 CEO도 공통점



'부의 대물림'에 따라 젊은이들의 도전 의식이 약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개개인들이 꾸는'창업'의 꿈은 아직 진행형이다. 특히 소비재 산업의 경우 '맨주먹'으로 시작한 기업인들이 동종 업계 1위를 석권하며, 갑부 반열에 오른 이들이 적지 않다. 한 우물을 꾸준히 파는 가운데 특유의 혜안으로 업계 내의 '빈 시장'을 공략했다는 게 성공의 비결로 처음부터 좁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마켓'을 염두에 뒀다는 게 전 세대 기업인들과의 차이점이다. 이들은 와튼스쿨ㆍ서울대 등 수재 출신이 대부분이고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시 '사양산업'으로 기피돼 온 소비재 분야에 인생을 걸어 성공을 일궈냈다. ◇신 기업가 전성시대 활짝= 국내 1위 아웃도어 업체인 노스페이스와 1위 주방생활용품 업체인 락앤락, 양대 제조자개발생산(ODM) 수출업체인 한세실업 및 글로벌 휠라를 인수한 휠라코리아, 국내 토종 브랜드 사상 최초로 글로벌 반열에 오른 트랙스타 등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무자본'에서 시작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20~30년 만에 업체를 동종 업계 최정상에 오르게 만든 CEO가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현장형'CEO인 이들은 지금도 발로 뛰며 글로벌화 등을 통해 업계 자체를 확장,소비재 산업의 내일을 써가고 있다. 유수의 수재 출신이지만 대기업 등 편히 갈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기피 산업에 뛰어든 것도 공통점이다. 성기학 골드윈코리아(노스페이스 운영사) 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며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서울대 치대를 중퇴하고 외국어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김동녕 한세실업 대표는 와튼스쿨을 나왔고, 박성수 이랜드 회장 역시 서울대 공대 졸업 뒤 '이대 앞 옷장사'로 국내 1위 패션업체를 일궈 낸 이 분야의 간판 얼굴이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도 당대 명문인 대구 경북고에 진학했으나 가난한 환경 때문에 고교를 중퇴한 뒤 창업한 케이스다. ◇승부는 아이디어가 갈랐다=노스페이스의 성기학 회장은 서울대 상과대 산악반에서 활동하며 업계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창업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맞설 브랜드를 론칭하기 보다는 노스페이스 및 나이키, 팀버랜드, 폴로 랄프로렌 등에 물품을 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인 영원무역을 세워 품질 향상에 주력했다. 1992년에는 공인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스페이스 국내 론칭에 나섰고 이후 아웃도어 부흥기에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노스페이스는 연매출 5,50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최대 단일 브랜드 반열에 올랐고, 영원무역 매출까지 합하면 약 1조6,000억원의 외형을 이뤄내며 패션 대기업인 제일모직ㆍ코오롱 등을 넘어 국내 1위인 이랜드와 맞먹는 규모로 급신장했다. 영원무역 제품이 전 세계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에 고루 납품되는 까닭에 상대사 매출이 커질수록 성 회장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독특한 매출 구조도 특이하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평범한 월급쟁이로 출발, 100여년 역사의 유럽 브랜드 휠라의 새 주인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신발수출기업에 재직할 당시 의류 기업이었던 휠라에 신발사업을 직접 제의, 80년대 휠라의 신발 사업을 미국 내 3위권으로 올려놓았다. 휠라 본사는 이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국내 론칭 당시 그에게 사업권을 제안했고, 이후 연 30%가 넘는 고속 성장을 이뤄내 주목을 받았다. 2007년 글로벌 사업권 인수시에도 이 같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기업이 있었지만 휠라의 새 역사를 열었던 그에게 브랜드 인수권이 돌아온 것이다. 윤 회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현지화에 미진하다는 점에 주목, 철저한 현지 경영을 택해 브랜드 인수 4년 만인 지난해 미국 사업 부문을 흑자구조로 돌려놓았다. 올 들어서는 유럽사업 부문까지 직접 경영에 나서며 현지화에 매진, 브랜드 위상 재정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와튼스쿨 출신인 김동녕 한세실업 회장도 패션 브랜드 론칭 보다는 ODM 수출 기업으로 '매출 1조원' 신화에 도전하고 있는 인물이다. 김 회장은 품질을 높이면서도 단가를 낮추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국내 대신 해외 곳곳에 사업장을 세웠다. 사업 초반에는 부도 위기도 겪었지만 품질에 주력해 온 열정에 주목한 미국의 대형 마트 관계자 덕에 고비를 넘었고, 현재는 나이키ㆍ랄프로렌ㆍ갭ㆍ월마트 등 미국 주요 기업에 자체 제작 의류를 납품하며 '미국인 3명 중 1명은 한세 옷을 입는다'는 전설을 쓰고 있다. ◇사장실은 오늘도 부재 중=이들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좁은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사업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경쟁력은 동종 분야 대기업보다 되레 한 수 위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물품 수출에 매진했던 락앤락도 미국 홈쇼핑 방송에 물품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물꼬를 텄다. 현재 락앤락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뿐 아니라 유럽시장에서 인기 높은 내열유리 밀폐용기나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각종 주방생활용품 등으로 사업 규모를 넓히며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해 가고 있다. 달변가인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이 나라는 더운 날씨 탓에 물품을 박스에 보관하는 경향이 있다"라던가 "버스 광고는 저 나라에는 맞지 않고 이 나라에 효과적이며 어떤 나라에서는 신문광고에 주력해야 한다" 등까지 상세히 설명할 정도로 각국의 현지 실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회장이 현지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까닭에 이 회사에서는 하루에 신제품만 2개 이상 나온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는 사업초기부터 세계 최고 라는 문구를 작업복에 달았다. 트랙스타는 매출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국내 토종 패션제화 브랜드 중 유일하게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사례로 꼽힌다. 아시아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중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2004년 이후 일본시장에서 동종분야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0개국에 진출, 매출의 40%를 수출로 일궈내고 있으며 2016년까지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매진하고 있다.
■그들의 경영철학
철저한 연구로'업계 최고 품질' 지향
이들 CEO들은 일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며 아이디어를 찾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창업과 동시에 사회에 진출하거나 2~3년의 짧은 직장생활 경험 뒤 자기 사업으로 전환했던 이들 최고경영자(CEO)들은 '선성장 후분배' 기조 하에 부를 이뤘던 선대 기업인들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근무력증을 극복하고 창업에 나섰던 박성수 이랜드 회장이나 적성에 맞지 않아 치과 의사의 길을 '과감히' 접었던 윤윤수 휠라 회장은 자신의 관심사와 흥미, 가능성을 바탕으로 직업을 찾은 케이스다.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들에 맞서기 위해 철저히 업계를 연구, 틈새 시장을 공략했으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업계 최고 품질'을 이뤄내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사업 초반부터 사회공헌 활동에도 역점을 기울였다. 성기학 골드윈코리아(노스페이스 운영사) 회장은 국내 중ㆍ고생을 대상으로 수년간 장학 사업을 펼쳐왔다. 노스페이스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중ㆍ고교에 지원한 장학금은 총 414개 학교에 20억원에 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의 아웃도어브랜드인 노스페이스가 전국 중ㆍ고교생들에게 '제2의 교복'이라 불릴 정도의 호응을 얻고 있는 비결로 이 같은 숨은 노력을 꼽고 있다. 오일쇼크 당시 부도 위기를 딛고 재창업에 성공했던 한세실업은 창립 이래 20년간 전 협력 업체에 어음을 지급하는 대신 '100% 현금 월말결제' 원칙을 고수, 현지 협력사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랜드 역시 매년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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