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어플리케이션(앱)만 있으면 어떤 단어든 바로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글로벌로 확산시켜 스타트업(초기 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전 세계를 호령할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서정훈(36·사진) 크로키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구글이 공동 주최한 '글로벌 K-스타트업 2013'에서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자인 센터에서 열린 앱 개발 경연대회 '에버노트 데브컵 2013'에서 3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한창 물이 올랐다. 서 대표는 "교육 기술 분야에 집중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크로키가 만든 '비스킷'은 모바일 사전 앱이다. 지난 9월 첫 선을 보였다. 이용자가 검색한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제공하고, 해당 단어의 암기를 돕는다. 웹 페이지에서 외국어로 된 글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터치 한 번으로 뜻을 보여준다. 페이지 전환이나 사전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다. 찾은 단어는 자동으로 단어장에 저장돼 어휘 공부에 도움을 준다.
출시 두 달 만에 45만 다운로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더 고무적인 사실은 전체의 75%가 해외 이용자라는 점. 서 대표는 "연내 PC 버전도 선보여 에버노트나 드롭박스처럼 모든 기기와 연동되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비스킷은 최근 에버노트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신생 벤처 지원 사업)에 참가해 값진 성과를 얻었다. 서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고 유명 벤처 투자회사 에 비스킷 서비스를 소개하는 기회를 얻었다"며 "무엇보다도 일본 최대 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뿌듯해했다. NTT도코모는 창업 인큐베이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 스타트업에 지원한 것은 크로키가 처음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사용자환경(UI)을 개발하는 벤처 '라일락'의 대표를 맡았다. 그는 "2004년에 입사한 벤처가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며 "2008년부터는 자회사의 대표를 맡으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느 날 문득 내 회사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전보다 훨씬 힘들지만, 일주일 꼬박 밤을 새워도 즐겁다"며 웃었다.크로키는 비스킷 이용자들이 찾는 단어의 수준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는 "카카오톡이 게임플랫폼을 붙여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듯이, 비스킷에도 교육 플랫폼을 붙이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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