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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수출 늘려야"… 美 통화·통상 압력 거세질듯

G20 회의·동북아 순방 앞두고 직접나서 무역불균형 해소 촉구<br>弱달러·환율문제 본격 제기 예상 中 등 대응 주목… 갈등 예고도


무역역조 해소를 촉구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은 수출을 늘려야 하고 무역균형을 찾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결의에 찬 목소리는 CNN 등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미국이 이른바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 얼마나 강하게 집착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중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오는 18ㆍ19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우리 정부가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어떻게 화답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 10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통화 스와프 수혜국인 한국의 원화가치가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한국은 물론 중국의 환율절상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경제회생자문위원회(ERAB)에서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회복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수출은 일자리를 다시 창출하는 데 긴요하다"면서 "미국은 그동안 수출을 너무 등한시해왔다"며 수출촉진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정국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를 원한다"면서 "다른 국가들은 상호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채 미국 시장을 단순히 자신의 성장엔진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 즉 불균형을 바로잡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불균형 해소의 핵심적 수단이 되는 환율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주 말에 열리는 스코틀랜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이달 중순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동북아 3개국 순방을 앞두고 수출촉진과 무역균형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약달러 방어(자국 통화 절하)를 위한 환율시장 개입에 적지 않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국 정부가 자국 통화 절상에 따른 수출타격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개입은 미국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우선 당장 G20 재무장관회의와 동북아 3개국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줄 행보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G20에서는 최근 달러약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유럽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동시에 아시아 순방에서는 이들 국가의 환율절상 및 수입촉진 등 통상압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말 열리는 스코틀랜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금융위기 방지를 위한 후속대책 마련 외에도 약달러 문제가 의제에 오를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한동안 약달러를 방관해왔던 유럽과 캐나다는 최근 자국 통화 절상에 따른 수출 타격을 자못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달러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매수 가능성을 경고해왔으며 유럽연합(EU) 쪽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달러약세, 아시아 국가 통화의 경직성 문제 등이 본격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대응도 주목된다. 유럽과 캐나다의 경우 달러약세 문제에서는 미국과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에는 그동안 미국과 한목소리를 내왔다. 사실 하루 변동폭이 상하 0.5%로 제한되는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도는 내수회복을 위한 자극 속도가 더뎌 수출비중을 높여야 할 선진국에 눈엣가시일 뿐만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위안화는 달러가치와 연동돼 지난해 여름 이후 달러당 6.8위안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환율을 조작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약위안 정책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 역시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하고 있어 환율을 절상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G20 재무장관회의와 오바마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은 여러모로 글로벌 경기회복을 위한 가시적인 협력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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