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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2일] 불안 심리 키우는 MB정부의 허언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올해 안에 종합주가지수 3,000, 임기 중 5,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경제는 ‘심리’라며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 ‘심리’는 뚜렷이 개선될 수 있다는 그의 호언(豪言)에는 자신감이 잔뜩 묻어 있었다. 취임 6개월이 지난 현재 이 대통령의 호언은 허언(虛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의 호언이 국민의 표심을 사로잡을 당시 2,000포인트를 넘나들던 국내 증시는 현재 3,000포인트의 절반도 되지 못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의 장담과 달리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Sell Korea)’는 되려 늘고 있고 펀드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으로 매수 여력이 남아도는 투신권조차 잔뜩 움츠려 있는 등 투자 ‘심리’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서 투자 주체가 실종된 현재 모습은 6개월여 전 이 대통령이 그렸던 미래의 한국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국내 증시의 혼선을 이명박 정부의 책임으로만 떠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발 신용 경색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고공비행하고 있는 것도 원자재 주수입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치명타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상대적 약세가 더한 사실은 대외여건 이상의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불안감의 기저에는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갈팡질팡을 거듭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失政)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락가락한 환율 정책 덕에 물가는 사상 최대치까지 치솟아 경기하강 압력에 시달리고 있고 뒤늦은 외환시장 개입은 최후방 방어선도 지키지 못한 채 외환보유고만 축낸 꼴이 됐다. 8ㆍ21 부동산 대책에 대한 국내 증시의 반응에서 보듯 정부 정책은 관련 테마주만 들썩일 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환란위기가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9월 위기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게 올해 내 3,000포인트를 자신했던 이명박 정부의 현재 모습이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최근 이명박 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대해 “나름대로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금의 현실을 외면한 채 쏟아내는 말 한마디가 국민의 ‘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는 것일까. 그의 ‘나름 선방’ 발언이 또 다른 ‘허언’으로 남아 이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불안 ‘심리’를 더욱 키우지나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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