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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안병우 중소기업특별위원회위원장
입력2000-02-13 00:00:00
수정
2000.02.13 00:00:00
/대담=崔英圭 성장기업부장『앞으로 정책자금중 100억원 이상되는 자금을 선별해 유사중복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입니다. 또 80여개나 되는 각종 법령도 정비하고 관련통계도 체계화해 보다 집중적인 중소기업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병우(安炳禹·53) 중소기업특별위원회위원장은 정책자금의 유사중복을 막기 위해 12개부처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개선반을 구성하고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도 실사를 하는 등 사후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벤처시첵을 보다 충실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경계를 뛰어넘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安위원장을 만나 중소기업정책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들었다.
_새천년을 맞아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의지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정책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정리를 해주시지요
21세기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주도하는 지식정보화시대로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선호가 다양해 지고 제품주기가 급격히 단축됨에 따라 생산방식도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급격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의 등장은 곧 기업의 규모가 경쟁력과 가치를 결정하던 시대가 가고 기업의 독창성과 혁신성이 지배하는 시대가 왔슴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는 「중소기업의 시대」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_중소기업정책에 대해 일부에서는 「온실속의 화초」를 키우는 것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만큼 지원일변도였다는 지적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것에서 탈피해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중기정책이 「보호」위주의 지원에 촛점이 두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자생력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기술력을 높이고 생산구조를 고도화하는 등 체질개선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정부도 보호지향적인 지원은 최소화하고 대신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대와 자생력을 강화하는, 다시말하면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2개부처가 5조2,000억원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공동으로 운용하고 특히 보증·보험에 1조원을 투입해 기술력 향상과 지식화에 집중 지원할 예정입니다.
_최근 2년동안 벤처붐이 그야말로 열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를두고 업계에서는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한다는 평가와 거품이라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安위원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3년동안 5,000여개의 벤처기업이 등장하고 성공한 벤처기업이 새로운 「코리안드림」을 제공하는 등 경제에 「젊은 피」를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의욕적으로 나가다 보니 사이비벤처, 코스닥과열, 편중지원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 것도 사실입니다.
벤처정책은 앞으로 인프라조성, 규제완화등 현재와 같은 역할을 유지하되 지원은 창업초기 신생벤처기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 이기업들의 구매를 확대해 원활한 시장진입이 가능토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정부는 시장기능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원을 하고 나머지는 민간자율에 맡길 것입니다. 특히 시중에 벤처자금이 풍부하게 조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중심의 벤처투자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_벤처기업이 뜬다고 하니 너도나도 이에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원과 인력의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대한 대책이 있는지요.
기관들의 중복지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진공, 무역진흥공사, 수출보험공사등 지원기관에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수출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이것을 조정할 필요는 있습니다.
중기특위는 이들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각종 데이터부분에 있어서는 이것이 더욱 절실히 요구됩니다. 중심을 설정하고 지원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컨트롤하고 주변기관에서 이를 지원하는 선택기능을 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중기특위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정부부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간 경계를 뛰어넘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가정책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수도 있습니다. 예를들면 고급기술인력 부족현상이 초래되지 않도록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국가적 차원의 고급인력 수급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_올해 중점사업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동안 중기정책은 시기별, 부처별로 산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추진돼 왔습니다. 따라서 외양만 보면 화려합니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집행이 어렵습니다. 올해부터는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시책을 전면 재검토해 환경변화에 부응한 중단기 추진전략과 정책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정책자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올해 중소기업관련 정책자금은 12개부처에서 83종 5조2,000억원규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경쟁적으로 지원정책을 내놓다 보니 상당수 정책자금이 유사·중복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자금규모와 성격이 전부 똑같은 것도 있습니다. 이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정책자금중 100억원 이상되는 자금을 선별해 유사중복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또 80여개나 되는 각종 법령도 정비하고 관련통계도 체계화해 보다 집중적인 중소기업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2개부처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중소기업정책자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도 실사를 하는 등 사후심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배분구조를 기술개발분야, 창업지원, 구조조정등에 대해 집중 지원하는 형태로 개선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업체당 통합한도 설정, 부채한도 설정등을 추진할 것입니다.
_벤처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다보니 기존 제조업이 소홀해 지는 경향이 있는 것같습니다. 대기업조차도 제조분야에 투자를 할 생각을 않고 있어 이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박탈감이 심합니다.
대기업에 벤처투자를 하는 것은 시장진입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적은 자금으로도 성과를 쉽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라는 인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업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향을 아가지 못한다면 도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조업체들이 변신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줄 수는 있지만 이전처럼 직접적인 지원을 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 벤처적인 변신을 해서 기업체질을 강화시켜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_중기특위가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특위를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입니까.
지난해 5월 제2기 특위위원장에 취임한 후 조직과 기능을 점검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8월 전문인력 24명으로 구성된 사무국체제가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업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중소기업문제는 그 특성상 다면적이고 전문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특위는 각부처 중소기업 지원시책을 심의 조정해 개별부처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이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효율성 있게 연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특위의 구성을 파견형식이 아닌 정상적인 조직체계로 가져가야 합니다. 이를위해 빠른 시일내에 중기특위의 위상과 기능강화방안에 대해 논의를 할 생각입니다.
_바쁜 와중에도 장시간 말씀을 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중기특위가 국내 중소·벤처기업 정책의 핵심에 서서 업계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선도기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장기업부장YKCHOI@SED.CO.KR
정리=송영규기자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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