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이어 폴란드에도 우리 고등훈련기 T-50의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폴란드는 조만간 고등훈련기 도입과 관련한 세부 입찰조건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20일 정부 관련부처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에 따르면 폴란드는 오는 2013년이면 수명을 다하는 노후 훈련기 Su-22를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전투형 훈련기 16대와 훈련기 콘트롤 시스템을 구매할 계획이다. 폴란드 군은 현재 미국의 F-16 48대, 러시아의 MiG-29 36대, 러시아의 Su-22 45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의 T-50, 영국의 호크(Hawk), 이탈리아의 M-346, 체코의 L-159 등이 지난해 10월 폴란드 국방부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T-50은 폴란드 국방부에서 요구한 복잡한 기술조건 수준과 가장 일치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제안서를 제출한 곳 중 유일한 초음속훈련기로 폴란드의 주력 전투기인 F-16과 호환성이 좋다. 다만 1대 기준으로 2,100만달러에 달해 1,800만달러 수준인 타 기종보다 비싼 것이 단점이다.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치사의 M-346은 최근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수주전에서 우리를 제치고 선정됐지만 폴란드가 원하는 전투형 훈련기가 아니고 F-16과의 호환성도 떨어진다. 영국 BAE시스템즈의 호크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훈련기 중 하나이지만 기술적인 사항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과 복수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협상대상자로 한국의 T-50과 영국의 호크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폴란드군에서 제시한 복잡한 기술적인 조건 등을 감안하면 T-50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상당히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수출 사례가 없다는 것이 T-50의 과제였는데 인도네시아건을 계기로 수출 활로가 열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고등훈련기 수출을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해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지난달 폴란드를 방문하는 등 녹색산업을 비롯한 산업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경우 정치적인 측면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기 마련인데 아무 연대 없이 고등훈련기를 수출하기보다는 산업적인 협력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폴란드는 ▦구매 및 유지비용 ▦전투기의 기술적 성능 등을 고등훈련기 주요 구매 요인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 이글(Golden Eagle)이라는 별칭의 T-50은 길이 13.13m, 높이 4.9m, 폭 9.16m로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하며 운용고도는 1만4,630m이다. 기체 수명은 8,000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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