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그리스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의 위기, 미국의 부채 문제 등 올해 들어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과 관련한 문제는 계속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은 가까스로 타결됐으나 증시 급락과 함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사실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은 일시적인 디폴트 상황을 면하게 해준 거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불과 1년 사이에 지난해에 증액됐던 2조달러의 부채한도를 소진했다. 재정여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계속해서 재정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재정축소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재정구조의 취약함은 달러화 약세와 함께 미 국채의 지위도 약화시키고 있다. 신용위험이 높아진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나 미국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0% 이상은 달러화 자산 즉, 미 국채다. 중국과 일본 등의 경우, 미 국채의 지위가 흔들린다는 것은 보유자산의 구조를 불안하게 만든다. 또 국제금융거래에서 미 국채는 안전자산으로서 담보 용도로 사용된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사적 거래 관계와 금융기관의 신용도마저 흔들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지는 미 국채 매도와 국채수익률 상승, 달러화 약세 심화가 당장 우려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국채수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주요 보유국가들이 국채보유량을 급격하게 축소시키지 못할 것이며 미 정부도 재정적자 축소와 지출 감소 등을 통해 국채 공급량이 줄 수 있다. 증시 급락에 따른 여파로 다시금 제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이미 무한정 돈을 공급할 수 없다는 점이 알려졌고 그 영향도 제한적이 될 것이다. 따라서 미 국채와 관련해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지난주부터 옵션 가격과 변동성이 상승하는 패턴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 채권도 표면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얘기되고 있으나, 달러자금 흐름 등의 변화 속에서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의 패턴을 생각한다면 지난주 금리 하락을 이끌던 재료는 다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며 국고3년 금리는 3.7%대의 등락에 다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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