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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업체 `빅5' 쇠락의 길로
입력1999-03-29 00:00:00
수정
1999.03.29 00:00:00
지난 80년대 미국 기업을 제압, 세계시장의 선두주자였던 일본의 전자 거인들이 휘청거리고 있다.도시바를 비롯 히타치·후지쓰·NEC·미쓰비시전기 등 일본의 「빅5」전자업체들 대부분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 끝이 보이지 않는 몰락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2~3년내에 파산하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하나 같이 위기상황이다.
이들의 경영상황이 어떤지는 지난해 경영실적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후지쓰만 3월말 결산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될 뿐 이들의 경영실적은 모두 사상최악이다.
도시바는 이번 결산에서 23년만에 처음 적자로 반전되면서 170억엔의 손실을 낼 전망이며, 히타치의 적자 규모는 크게 불어나 3,750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NEC와 미쓰비시 전기도 각각 1,500억엔과 400억엔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과 달리 후지쓰는 2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사업조직이 무너지고 있어 후지쓰 역시 앞날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빅5」는 일본경제의 상황을 알게해 주는 바로미터로 인식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높다.
이들의 매출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할 정도로 크고 수출 비중은 일본 전체 수출의 4분의1 이상이다. 종업원수도 거의 100만명에 육박한다.
이들은 특히 지난 80년대 반도체·수퍼컴퓨터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며 세계 각국에 사업을 확장,「엔의 위력」을 과시했고 냉각시스템·정보통신장비·엘리베이터 세트분야에선 이들의 제품이 세계표준으로까지 활용됐다.
잘 나가던 이들「빅5」가 침체의 길로 접어든 것은 일본의 장기불황으로 일본 국내 매출이 줄어든 것은 물론 사업 품목이 워낙 많아 상품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시대상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문화에 능한 미국 기업에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세계적 위상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빅5」의 구조조정 노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히타치와 NEC는 특히 최고 경영진을 교체한데 이어 해외 부문의 사업 재조정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이 지난 80년대의 르네상스를 재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회사인 워버그 딜론 리드사의 브라안 로즈는 『일본 전자업체들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주력사업 위주의 사업 재편과 해외공장 폐쇄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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