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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29일] 아프리카로 간 새마을운동
입력2009-07-28 16:53:34
수정
2009.07.28 16:53:34
빈곤퇴치·경제성장 경험 전수<br>열정 모으던 정신 되새겨야
아프리카보다 더 못살았던 나라 한국! 그 한국을 부자나라로 만들 수 있었던 새마을운동이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된다.
지난 21일 뉴욕의 유엔 한국대표부에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 경험을 전수하는 내용의 '코리안 밀레니엄 빌리지'사업 이행약정이 체결됐다. 이 사업에는 앞으로 5년간 800만달러가 투입돼 탄자니아 중부 음볼라 지역 등 4개 마을에 보건소 건축, 식수공급 개선, 교육시설 개선, 의약품 지원 등이 이뤄진다.
이번 사업은 지역공동체와의 협력 및 지원받는 국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특징이며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맥을 같이한다.
1970년대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중요한 사건이자 한국 경제부흥의 시금석이 됐던 정부 주도의 전국민 운동이 새마을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잘살아보세'라는 구호가 함축하고 있듯이 가난에서 탈출하기를 희망하던 국민의 요구와 '조국근대화'를 추진하던 국가의 의지가 결합된 잘살기 위한 운동이었다.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1970년대 우리가 이룬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아프리카로 이전해 빈곤퇴치에 기여함은 물론 국제사회에 새마을운동 방식 개발모델의 유효성을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새마을운동이 지역사회 개발의 성공모델이라는 평가가 알려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인도ㆍ베트남ㆍ러시아ㆍ동티모르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새마을운동에 더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펴온 중국 정부는 도ㆍ농(都ㆍ農) 균형 발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촌운동(新村運動)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놀라운 경제발전을 거론하면서 아프리카도 빈곤에서 탈출하려면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간 내 빈곤퇴치와 경제성장을 달성한 경험을 전수하는 이번 사업은 국제사회에 효과적으로 원조전략을 확산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는 50여년 만의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경제회생의 모델로 인식하고 배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역적 분파주의,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 등으로 우리 사회의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새마을운동 정신을 다시 일깨워 1960년대, 1970년대처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뭉쳐야 한다.
우리의 2세들은 같은 시대의 역사 속에 살면서도 자신들의 부모가 치열하게 경험했던 삶의 흔적인 새마을운동을 까마득히 망각한 채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일부에서 새마을운동은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에 필요했던 사회운동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온 국민의 열정을 한 데 모아 에너지를 창출해 경제성장의 반석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가난을 퇴치하기 위한 정부주도 운동이었다면, 21세기 새마을운동은 세계 무한경쟁 시대에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다 함께 주도하는 업그레이드된 '제2의 새마을강국'으로 승화돼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지금도 국민 70% 이상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새마을운동의 교훈은 우리가 깨닫고, 배우고, 승화시켜나가기 나름일 것이다.
아프리카보다 더 못살았던 나라 한국! 그 한국을 부자나라로 만들 수 있었던 새마을운동이 아프리카로 수출되는 것을 보며 가슴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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