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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 없는 영국 금 수출 10배 증가

헤지·투자 목적용 보관하던 금괴<br>가격 하락세에 아시아로 대거 팔려

상업적 규모의 금광 하나 없는 영국의 금 수출이 올 들어 10배 가까이 늘었다. 주로 헤지용 또는 투자 목적으로 런던 금고에 보관돼 있던 금이 아시아시장으로 대거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영국의 금 수출이 798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해 평균 전세계 금 생산량의 30%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톤보다도 9.6배나 폭증한 수준이다.

영국은 상용화된 금 광산을 갖고 있지 않지만 주로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이 소유한 금 1만톤가량을 보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영란은행(BOE) 등에 보관돼 있던 대량의 금괴가 정제를 위한 중간 기착지인 스위스로 수출되고 있다.

금의 최종 목적지는 아시아 국가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금값 하락에 중국ㆍ인도 등지의 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7%, 71% 늘었다.

지난 6월 3년 만의 최저인 온스당 1,180달러까지 떨어진 금값 하락을 부추긴 것은 헤지펀드 등 금 투자가들이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헤지펀드의 환매요구에 올 2ㆍ4분기에만도 400톤에 달하는 금을 매도했다.



매튜 터너 맥쿼리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는 "투자가들이 원하지 않는 금은 어디로든 가야 하고 중국인들이 이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중심지인 영국에서 소비 중심지인 아시아시장으로 금이 이동한 덕에 트레이더들과 금 제련업계도 덩달아 바빠졌다.

런던금시장연합회는 6월 일일 금 거래량이 900톤으로 최근 12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골드바를 녹여 실수요자가 원하는 귀금속으로 만드는 스위스 금 제련업체들도 "아시아 소비자들 덕분에 호황을 맞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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