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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15일] GM 반면교사 삼아야

요즘 미국 경제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반신불수’신세의 자동차 산업이다. 버락 오바마는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구제금융의 일부를 소위 ‘빅3(GMㆍ포드ㆍ크라이슬러)’에 투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백악관은 제조업마저 지원할 수는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가 간단하지 않은 것은 다행히 빅3에 자금이 수혈되더라도 향후 회생을 자신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외신들은 현 상황에 대해 ‘파산과 회생의 갈림길’이라는 무난한(?) 수준의 묘사를 하고 있지만 보다 냉정히 평가하면 ‘시한부 인생을 더 연장하느냐’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미 제조업의 상징이자 아이콘이라 할 자동차 산업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지난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해가 지지않는 제국’으로 통했던 GM의 몰락 원인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가 보인다. 일단 GM 경영진들은 시장의 흐름을 잘못 짚었다.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GM은 기름 먹는 하마나 마찬가지인 픽업트럭과 대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집착했다. 법 위에 군림하다시피 한 노조에 지나치게 휘둘린 것도 화근을 불렀다. 2000년대 중반 무렵 GM은 퇴직자에게까지 과도한 의료 보험 등을 지급하면서 연간 복지 비용으로 60억달러를 썼다. 노조 입김에 구조조정은 언감생심이 됐고 비대해진 조직은 곳간을 금세 거덜냈다. 여기에다 GM은 자회사인 부품업체 델파이와의 거래를 변칙회계 처리해 시장의 신뢰를 잃는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찬찬히 뜯어보면 GM은 경영자의 판단미스, 방만과 부실 경영 등 망조 들린 기업의 본보기가 될만한 내용을 모조리 담고 있다. GM의 영욕은 우리 자동차 업계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 빅3의 위기가 글로벌 시장의 후발 주자인 한국 완성차 업체들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마냥 안심하기에는 우리 완성차 업계에 GM식 닮은 꼴이 너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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