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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 버블" 경고

WSJ "대출 급증으로 인플레 우려"


경기침체에 따른 역풍을 신흥국이 먼저 경험했던 것처럼 경기 부양에 따른 후유증 역시 신흥국이 먼저 지게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에서 늘어난 은행 대출에 의한 인플레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보다 취약한 경제권인 베트남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대출 보증에 기반을 둔 베트남의 경기부양 정책이 현지 경제를 투기 버블 가능성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은행권 대출에 대한 이자 보증에 나서면서 기업 대출이 급증,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신용등급평가사인 피치도 지난달 30일 베트남의 현지통화 표시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했다. 피치는 "베트남의 이자율 보조금 프로그램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게 확실하다"며 "동남아시아 경제가 회복세이지만 베트남의 재정적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피치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의 적자는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의 9.3%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발한 이후 베트남 국유 은행들은 베트남 GDP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90억 달러의 대출을 베트남 경제에 쏟아 부었다. 베트남 정부는 기업 관련 대출에 4%포인트의 이자율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은행에 보조금을 지급, 대출 확산을 촉진했다. 이로 인해 베트남 경제는 빠른 안정세를 되찾는데 성공했다. 인접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경제가 뒷걸음치고 있는 데 비해 올 1ㆍ4분기 베트남 경제는 3.1% 신장했고, 2ㆍ4분기에도 4.5% 확대될 전망이다. 베트남 주가 지수도 지난 3월 이래 86%나 상승했다. 하노이, 호치민 등 주요 도시에서는 투자자금이 넘치며 지난 2007년에 이어 때아닌 부동산 버블이 문제로 지적될 정도다. 신문이 현지 브로커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투자 붐 정점에서 건설된 일부 지역 부동산은 이후 6배 가량 가격이 올랐고, 5차례 이상 주인이 바뀌었다. 트란 르 크한 프루덴셜 베트남자산운용의 운용 부문 책임자는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경제 안정에 성공했지만 이제 장기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며 "은행 부문 유동성 공급과잉과 잠재적 인플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은행도 지난달 "베트남 정부의 직접 대출 프로그램이 국유기업 구조조정을 방해할 수 있다"며 "베트남은 실업자들에게 중심을 둬야 하며, 경제 활동성 유지가 유일한 중점과제인지 여부를 숙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출 과열에 따른 부실 채무 확대도 문제로 지적된다. 베트남은 국제 기준에 따른 부실 부채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피치에 따르면 실질 부실채무 비율은 2008년 말을 기준으로 총 부채의 13%에 달하고 있다. WSJ은 "베트남 지도층이 지난 2006년~7년의 투자 붐 시절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며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경도돼 있다"며 "수출이 기반을 이루고 미국의 투자자금도 넘쳤던 당시와 지금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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