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주택담보대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개인신용대출시장을 개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지난주 인터넷 신용대출 전용상품을 개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기존 동부화재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서류 제출 없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동부화재는 기존 신용대출 기준을 완화해 오프라인 신용대출 영업전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험 기여도 평가등급인 고객계좌관리(CRM) 등급을 총 5등급으로 세분화하는 한편 이를 한국신용평가의 개인신용평가(CB) 등급과 연계한 시스템을 구축한 후 대출금리를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동부화재는 이 같은 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저 연 9%에서 최고 12%의 금리로 개인당 2,000만원 한도로 신용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동부화재의 한 관계자는 “기존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리스크도 크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개인 신용대출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IG손보 등 경쟁사들도 동부화재의 개인신용대출 실적 추이를 살펴본 후 시장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시장이 크게 위축된 만큼 손보사들은 효율적인 자산운용 차원에서 개인신용대출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시 활황에 힘입어 유가증권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개인신용대출처럼 비교적 안전한 자산운용수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손보사들의 신용대출은 기업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6월 말 현재 10개 손보사의 신용대출 잔액은 7,523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6,260억원에 비해 20.2% 증가했다. 동부화재가 2,178억원으로 가장 많고 ▲LIG손보 1,901억원 ▲현대해상 1,833억원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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