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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 급등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속출하자 금융투자사들이 고객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2일부터 선물옵션 투자 과정에서 양방향 포지션 중 어느 한쪽을 청산할 때 적용하는 증거금률을 기존 3%에서 8%로 확대했다. 또 옵션을 매도할 때 보유할 수 있는 미결제약정 물량도 대축 낮췄다. 선물옵션 투자를 할 때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양쪽 방향(시장 상승과 하락) 포지션을 모두 가지게 되는 데 이 때 한 쪽 포지션을 청산하면 그만큼 리스크가 커지고 투자 대비 수익 역시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한 쪽 방향 청산하는 거래에 증거금률을 높이게 되면 그만큼 투자자들의 과도한 투자를 막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게 삼성증권측 설명이다. . 삼성증권은 “금융위기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선물옵션 거래의 투자위험이 커졌다”며 “투자손실 최소화를 위해 포지션 한도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은 자체 리스크 관리 방침에 따라 신용공여와 미수거래 금지 종목 수를 열 개 안팎으로 늘렸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신용 분석 등을 통한 회사 자체 기준을 마련해 신용거래 불가 종목을 선정하고 있다”며 “이번 증시 폭락으로 변동성이 커지게 돼 관련 종목을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도 최근 모든 영업점을 통해 투자자금을 빌리는 신용공여에 주의하라는 투자자 대상 공지를 실시하는 등 투자자들의 과도한 투자를 막기 위한 증권업계의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역시 투자자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6일부터 ‘삼성중소형FOCUS증권투자신탁 1’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올 들어 이 상품의 누적 수익률은 15.6%, 최근 1년간 수익률도 33.8%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13.7%, -0.5%)를 크게 앞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 3,2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수익률 관리가 힘들어지자 신규 가입을 아예 막고 나선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측은 “ 과도한 자금 유입으로 펀드의 몸집이 커지면 수익률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 설정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신용거래를 중단시키고 위탁 증거금율도 100%로 높였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신규고객의 신용융자를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손실을 줄이기 위한 업계의 조치가 일부 효과를 거둘 수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투자자 스스로 과도한 베팅을 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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