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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분열·테러 차단이 급선무 ■사우디 '포스트 파드'시대 과제는새국왕·차기계승자 고령에 분쟁 가능성왕정혼란 틈탄 테러땐 세계경제 큰 타격지역안정·일자리 창출·부패척결도 시급 최윤석 기자 yoep@sed.co.kr 파드 사우디 국왕의 영결기도의식이 2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리야드의 투르크 빈 압둘라 사원에서 열렸다. 사우디 국민들이 영결기도의식에 앞서 정오 예배를 하고 있다./리야드=AP연합뉴스 파드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사망과 함께 사우디의 '포스트 파드' 시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제가 곧바로 왕위를 계승하고 대외적으로 석유정책 불변 입장을 밝히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사우디가 안정궤도에 오르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위험한 문제는 왕실의 분열에 따른 정국불안이다. 아직 왕실의 동요는 없지만 압둘라 신임 국왕이 차기왕위 계승자가 된 술탄 왕세제와 사이가 아주 나쁘다는 소문이 도는 등 표면적인 평온함 뒤로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다 두 사람 모두 80세 안팎의 고령인 점을 감안할 경우 이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왕권주자를 놓고 로열 패밀리간 내분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간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반다르 왕자가 최근 대사직을 그만두고 본국으로 돌아간 것도 차기 왕위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도 관건이다. 사우디 왕정 전복을 추구하는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사우디 출신 오사마빈 라덴이 조직을 동원해 사우디 내에서 본격 행동에 나설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우디가 왕실이 내분에 휩싸이는 틈을 타 이슬람 저항세력들이 활동을 본격화할 경우 세계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BBC는 전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긴장, 그리고 이라크의 안정 등 중동 지역의 정세도 중요하다. 이들 지역의 긴장이 높아질 경우 이에 따른 불똥이 친미 국가인 사우디로 튈 수 있다. 왕실을 포함한 지도층의 사치ㆍ부패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도 신임 국왕이 직면한 과제다. 풍부한 오일 머니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층만 부가 축적되고 있다는 내부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다 최근 크게 늘고 있는 대학 졸업자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사우디의 고용 시장도 부담이다. BBC 방송은 이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우디는 혼란을 지속하며 세계 경제에 고통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드 국왕의 장례식이 2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각) 사우디 국민들의 애도속에 영결기도의식을 시작으로 치러졌다. 파드 국왕은 이슬람 와하비즘 전통에 따라 사망 하룻만에 곧바로 장례가 거행됐다. 파드 국왕은 리야드 중심부 알-우드 공공 묘역에 안장됐으며 별도의 비석이나 봉분은 설치되지 않았다. 또 관을 금지하는 와하비즘 전통에 따라 수의만 입혀진 채 매장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요르당 국왕 등 중동 지역 정상들은 물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쟈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들이 참석해 조의를 표했다. 입력시간 : 2005/08/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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