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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東方技術之國' 의 꿈
입력2005-10-19 17:18:34
수정
2005.10.19 17:18:34
“꿈은 이루어진다.”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전, 관중석에 대형 카드섹션으로 펼쳐졌던 이 한마디가 얼마나 우리 국민을 뜨겁게 달구고 가슴 벅차게 했던가.
큰 꿈을 가지고 그 꿈이 이뤄질 것을 믿는 것만으로도 그 꿈을 반쯤은 이룰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그에 걸맞은 노력도 따라야 하겠지만. 그렇다면 지난 반세기 동안 잘살아보겠다는 꿈 하나로 잿더미 위에서 산업을 일으키고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된 오늘, 대한민국의 꿈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기술개발이 우리의 미래
여기에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꿈의 중심에 가장 우선적으로 기술혁신을 두고 싶다. 인류 역사에 대한 기술의 공과는 밤을 새워도 끝나지 않을 논쟁거리이지만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데 기술혁신이 큰 디딤돌이 돼왔다.
하늘을 날아보겠다던 이카루스의 꿈도, 연못 속의 달을 바라보며 달에 가고자 했던 이백의 꿈도 기술혁신을 통해 현실이 됐다.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로봇, 물로 가거나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해주는 인공장기 등 어린 시절 한번쯤은 꿈꿔봤을 만한 많은 것들이 기술혁신의 힘으로 이뤄졌거나 이뤄지려고 한다.
분명 기술혁신은 21세기의 명백한 화두다. 이러한 기술혁신의 시대에 그 주도권을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꿈과 미래가 달려 있다.
9월 산업자원부가 미래 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와 레스터 서로 교수 등 세계 석학과 함께 오는 2015년 한국산업의 비전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진 바 있다.
많은 시사점들이 도출됐지만 결국 이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전망도 기술혁신과 역발상을 통해 1%의 성장동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전제돼야 우리나라가 2015년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의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 기업과 대학ㆍ연구기관 등 기술혁신 주체들과 정부가 힘을 합해 많은 기술혁신 성과들을 이뤄냈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기술혁신에 대한 정부와 민ㆍ관의 노력과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국가 연구개발 투자액은 연평균 13.2% 증가했고 미국 특허등록건수를 기준으로 한 국제순위도 2002년 7위에서 지난해에는 4위로 올라섰다.
우리 기업이 세계 최초로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는가 하면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 서울대는 새로운 세계적인 메카가 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5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결과 기술경쟁력 부문에서 세계 2위로 도약했고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의 성장경쟁력지수에서도 12단계를 상승해 역대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현실은 이제까지의 성과에 도취돼 있기에는 너무나도 치열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선진국들이 앞 다퉈 기술혁신 노력을 확대하고 원천기술들을 여전히 선점하고 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로이 글라우버, 존 홀, 독일의 데오도어 헨슈 박사 등만 보더라도 이들의 양자광학 이론과 정밀 레이저 분광기술 등은 레이저기기나 첨단 GPS 장비의 원천이 되는 기술이다. 특히 헨슈 박사가 속한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단일 연구소에서만 16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고 한다.
시스템혁신·끊임없는 도전을
우리 정부와 기업ㆍ대학, 그리고 온 국민이 그 어느 때보다 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닫고 노력을 배가해나가야 한다. 기술개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의 혁신을 이루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끝없이 도전해나가야 한다.
개발된 기술을 신속히 사업화하고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활동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젊은 공학도가 의대나 한의대에 편입학하고 심지어 법전과 씨름하면서 살아가는 현실도 이제는 바꿔야 한다. 냉정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그 꿈을 이룰 것인가를 찾고 힘을 함께 모으는 것, 그것이 우리의 꿈꾸는 방법이 돼야 한다.
이번에 산자부가 마련한 ‘산업기술주간’이 우리 사회 전반에 기술과 기술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술강국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작이 됐으면 한다. 기술강국 코리아! 동방기술지국(東方技術之國)의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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