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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심층진단] 정부, 美 인준시기 오판… 국내 혼란 부추겼다

쇠고기 수입 성급한 결정… 촛불시위등 혼란 자초<br>선비준 추진하는 과정선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


지난 2007년 4월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후 한미 FTA는 2년 반 이상 공전을 거듭하며 국론분열 등 국력낭비만 조장했을 뿐 사실상 진전은 없다. 여기에는 미국의 인준시기를 정부가 고무줄처럼 늘려가며 부실하게 예측한 것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 이후 재협상 여부가 계속 거론되자 요즘 한나라당 의원들마저 "정부 말만 믿고 비준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면 아찔하다"고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한미 양국은 FTA 협정문에 2007년 6월 말 서명했지만 당시 양국의 정치 지형상 조기 비준이 힘들었다. 참여정부는 당시 대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FTA 비준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은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반대가 심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밀어붙이기 어려웠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 FTA를 마무리해주기 바랐지만 노 전 대통령은 거부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총선도 승리했지만 미국의 조기 인준 전망은 극히 불투명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한미 FTA에 반대하는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 대선 후 레임덕 세션(연말ㆍ연초)에 인준이 가능하다고 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성급하게 결정했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해 촛불사태는 외교부가 한미 FTA 조기 비준에 과욕을 부리고 대통령이 이를 추인해준 것이 근본적인 발단이 됐다"고 말했다. 부시는 그냥 떠났고 정부는 혹독한 대가만 치렀다. 올 들어 촛불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자 정부는 4월 다시 한미 FTA 선비준을 추진하며 한바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나 늦어도 연말에 미국이 인준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곁들였다. 외교부의 장밋빛 전망에 수차례 속은 한나라당은 '외통위 통과'로 수위를 조절했다. 이후에도 정부는 "연말에 기회가 있다. 내년 초에도 가능하다"고 계속 애드벌룬을 띄웠지만 현 상황에서 시간을 따져보면 모두 물 건너갔다. 외교부는 이제 "내년 5~6월에 인준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민주당 등 야권은 "외교부와 청와대가 무책임한 전망을 내놓았다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있지만 그 와중에 정부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달궈진 쇠를 쳐야 국내 갈등을 최소화하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데 일부 관계자들의 욕심이 앞서 정부가 오버하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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