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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본선 생각하는 경선돼야
입력2007-06-21 17:22:22
수정
2007.06.21 17:22:22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당내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여기서 패배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에는 ‘당해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당해 선거에서는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당이 당원과 당원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의 후보자로 등재된 경선후보자 1번 이명박과 3번 박근혜 양측의 대결에 노무현 대통령이 공직선거법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하면서까지 가세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일도 들썩이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 이회창 후보 장남의 병역 검증의 학습효과를 잘못 이해한 탓인지 양 후보의 대결이 한나라당 대 ‘딴나라당’인 듯 초점을 잃고 있다. 대통령 직무 수행의 적합성 여부라는 본선을 생각지 않는 ‘연예가중계’식 ‘이-박’ 검증 레이스의 수렁에 빠져 있다.
검증이 본선 승패의 필요조건일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패배한 이유는 병역 검증 자체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간과했던 탓이었다.
병역 검증을 그토록 이슈화한 것은 6ㆍ10민주항쟁으로 고양된, 내가 이곳의 주인이라는 ‘전 국민 동류화’에 있었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노무현 후보의 선거 캠페인과 국민 앞에서 보인 ‘눈물’은 기가 막힌 것이었다. 이 후보의 병역 검증은 대다수의 유권자들로 하여금 그를 이질적 존재로 만들기에 제격이었다.
당시의 선거는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었다. 부패기득권 세력은 국민 총 동류화에 걸림돌이 되어 유권자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서 차떼기 정당은 견디기 힘들었다. 미군 전차와 ‘미선이ㆍ효선이’ 역시 동류화된 우리가 함께 가는 데 기름의 역할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나라당의 경선 레이스는 잘못된 인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상황이 정반대로 달라졌음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좌파정권으로 이름 붙여진 특정의 민주화그룹이 보여준 일상생활 정치의 무능함은 제 손으로 밥벌이도 못하는 깨끗함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300만명을 아사(餓死)시킨 김정일 공산정권을 배부른 돼지로 간주하여 무시할 것이다.
그런 자와의 회담을 고대하는 정치인들은 북한 주민도 한 표를 던질 수 있다는 기대만큼이나 어림도 없는 일임을 곧 깨달을 것이다. 북한 주민까지 우리와 같은 생활을 누리도록 하자는 세계시민적 동류의식으로 통일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이미 초민주화의 정보화 및 세계화의 흐름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5년 전의 그 민주화 세력은 이제 자신들을 세계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운하가 해 줄 수 있을까, 열차 페리가 할 수 있을까. 거기에 답을 못 주는 한, 이들 사업은 신행정수도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이 내 돈만 축내는 걱정의 소재이듯, 그런 운명에 처해질 것이다.
개인적 흠집 역시 스캔들 이상의 효과는 주지 못할 것이다. 도덕군자연하는 무능자들이 어떻게 우리 일상의 삶을 괴롭히는지를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파일, 박근혜 시디(CD)가 철지난 레퍼토리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의 당내경선 레이스는 이런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 병역ㆍ세금ㆍ부동산같은 소재들은 국민의 국방의무, 납세의무,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 적합의무 등에 직접 관계되는 것이니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검증의 의미가 크겠지만, 검증이라는 이름을 빌린 개인적 흠 파내기 식의 출생지나, 정수장학회 등의 한풀이식 민원성 검증은 정말 한가한 얘기이다. 오는 8월20일의 한나라당 후보가 시대의 흐름을 꽉 잡은 제3후보자의 한 방에 나가지 않도록 하려면 삼가고 생각하는 한나라당 당내경선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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