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까지 1,500회 공연 목표입니다.” 오는 9일 뮤지컬 ‘맘마미아’가 500회를 맞는다. 지난 2004년 1월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전용극장 없이 5년 만에 500회를 돌파했다. 서울 공연 3차례, 지역 공연 2차례로 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매출만 430억 원 이상이 나왔다. 뮤지컬로는 ‘캣츠’, ‘명성황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매출이며 가장 짧은 기간에 400억 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박명성 신시뮤지컬 컴퍼니 대표는 ‘맘마미아’의 이런 기록적 측면보다 척박한 뮤지컬 환경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 동안 우리 뮤지컬은 20~30대 여성 관객에 치우쳤는데 ‘맘마미아’가 중년들을 끌어들였죠. ‘맘마미아’는 60~70%가 중년 관객이에요.” 배우, 제작 인프라 측면도 덧붙였다. “공연을 통해 좋은 배우들도 많이 나왔죠. 박해미 씨는 뮤지컬 스타가 됐고 배해선, 성기윤 등 역량 있는 배우들도 배출됐고요. 스태프들 역시 영국의 세련된 무대 매커니즘과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공연은 이른바 대박이 났지만 처음 제작할 당시에는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뮤지컬 ‘갬블러’를 통해 알게 된 작곡가 에릭 울프슨의 초청으로 ‘맘마미아’ 초연을 영국에서 봤어요. 무대장치가 단순해서 큰 비용없이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선뜻 뛰어들었죠.” 그의 예측과 달리 제작 비용은 100억 원이 들었다. “무대 장치가 실은 360˚ 회전하는 완전 자동장치였던 거예요. 여기에 14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전용극장도 없이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했지만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114회 공연하면서 85%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고 관객은 20만 명이 넘었다. 그는 ‘맘마미아’를 캐시카우로 활용하면서 창작 뮤지컬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25억 적자가 난 창작 뮤지컬 ‘댄싱 섀도우’를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성찰의 계기가 됐고 내부적으로 조직력이 더 탄탄해졌어요.” 그는 내년부터 1년에 1편 이상 창작 뮤지컬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영하의 소설 ‘퀴즈쇼’와 황지우의 희곡 ‘오월의 신부’를 각각 30억, 15억 원을 들여 뮤지컬로 제작할 예정이다. 또 실패하는 게 걱정되지 않냐고 묻자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댄싱 섀도우를 만든 뒤부터 창작 뮤지컬 만드는 게 재밌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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