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송은 함경남도 함흥시 소식통을 인용, "북한의 주력 탱크 `천마호'와 최신형 폭풍호를 생산하는 61호 공장이 지난달 21~29일 내린 폭우로 장진강발전소가 갑자기 수문을 여는 바람에 신흥군이 통째로 물에 잠겼다"고 24일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61호 기본공장이 이처럼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생산라인이 기린산 기슭에 뚫은 지하갱도 안에 있어 급격히 불어난 물에 침수됐기 때문이다. 탱크의 심장부인 중국산 원동기(엔진) 230여대도 진흙탕물에 잠겼고 검사실이 침수돼 대부분의 계측기가 못쓰게 됐다. 또 산사태까지 나 토사가 갱도 입구를 막아 기계설비를 옮기던 노동자 여러 명이 사망했다.
61호 공장은 북한의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시설로 주력 탱크인 천마호와 최신형 폭풍호의 본체를 생산하며, 인근 함흥시 사포구역 초운리 `211호 공장'에서 포탑을 얹어 완제품으로 조립한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은 "61호 공장을 한달 안에 원상복구하라는 김정일의 특별지시문이 내려온 것으로 미뤄 피해가 큰 것 같다"며 "장진강 수문을 예고 없이 연 것에 대한 문책으로 함경남도 기상관측소 간부들이 대부분 해임ㆍ철직(물러남)됐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25일 북한이 압록강 범람으로 신의주 일대가 침수된지 사흘만인 24일 유엔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아시아사무소의 제프리 킬리 대변인은 RFA에 "북한 당국이 24일 오후 유엔(평양주재 유엔 회원국 대표사무소)에 긴급 지원을 공식 요청해왔다"면서 "평양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이 25일 중 북한 당국과 회의를 갖고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24일 수풍지역에 21일 345㎜의 비가 내리는 등 기록적인 폭우로 압록강 하구가 범람해 평안북도 신의주의 농경지 2,458ha(2,458만㎡)가 침수돼 농작물을 거의 수확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처럼 재산피해 내용을 직접 공개한 것은 외부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의주 일대는 해주평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북지역에서는 이름난 곡창지대여서 이번 농경지 침수로 쌀 등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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