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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CEO가 뛴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현장중심 경영·신수종사업 발굴 적극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이윤우(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의 쪽방촌을 방문, 이 곳에 거주하는 할머니에게 생필품을 전한 뒤 격려하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현장으로 돌아가라.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라.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글로벌 불황을 맞아 내놓은 극복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는 우선 현장 중심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부회장은 “문제와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며 “고객 접점 뿐만 아니라 생산, 물류, 협력업체 등 현장에 자주 나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하게 해결하고 부가가치가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어 이를 즉각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방침도 확고하다. 이 부회장은 “조직 내 사업부문 간, 그리고 외부 협력사와의 관계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임직원 모두가 신뢰하고 업무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며 신바람 나게 일하는 세계 최고의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1998년 반도체총괄 사장 당시 외환위기에 따른 불황 속에서도 ‘훌륭한 일터 운동’을 벌인 로버트 레버링 박사를 초청해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다. 레버링 박사는 “삼성은 먼지처럼 메마른 조직이다. 전혀 즐겁지 않고 신뢰도 없다”는 조직 진단 결과를 보고했고 이 부회장은 이 때부터 삼성전자 반도체를 훌륭한 일터로 만들기 위해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열심히 일하는 조직에서 깊이 생각하는 창조적 조직문화를 목표로 개방적이고 벽이 없는 조직,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도입한 본사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과 셀 형태로의 책상 배치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어려운 때일수록 신수종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성장을 주도한 주력사업은 기술과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솔루션사업, 신(新)IT디바이스, 에너지ㆍ환경, 바이오ㆍ헬스 등 신수종 사업 발굴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휘는 액정화면(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 홈엔터테인먼트 로봇 등과 같은 신IT제품의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또한 매출 100억불 이상의 주력 사업을 메모리, 휴대전화, LCD, TV 등 4개 부문에서 프린터, 시스템LSI 등을 추가해 모두 6개 부문으로 확대하고 현재 11개인 세계 1위 제품을 4년 내에 20개로 확대해 불황을 적극 헤쳐나간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D램 반도체의 경우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미세하게’ 등 3대 차별화 전략으로 후발업체를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D램인 DDR3로 성능을 높이고, 반도체기억장치(SSD) 등의 사업을 확대하고, 주력 공정을 30~40나노로 올려 더 미세한 작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현장 중심, 조직 혁신, 신성장동력 발굴 등의 원칙은 보기에 따라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까다로운 요소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늘 ‘심플(단순)한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대처해왔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본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고르디우스의 매듭’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고르디우스는 어려운 매듭을 풀고 수레를 끌어내리는 자가 세계를 정복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알렉산더가 단칼에 매듭을 잘라버렸다는 일화다. 이 부회장은 “알렉산더는 문제의 핵심은 매듭이 아니라 수레를 내리는 것이라는 점을 파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과거 일부 산업이나 특정 국가, 지역에 국한되어 있어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으나 이번에 맞고 있는 위기는 글로벌 전지역과 전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경기회복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보고 맞으면 역풍이 되지만 뒤로 돌아서서 맞으면 순풍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기본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 이윤우 부회장은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1975년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NEC에서 진공관 생산기술을 담당하면서 반도체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 초기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D램 기술을 이전해 양산으로 연결시킨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1983년 국내 최초로 기흥에 VLSI 라인을 건설했고 이 곳 공장장으로 반도체 생산 현장을 직접 지휘했다. 이후 반도체 메모리 사업총괄, 반도체총괄 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 반도체와 함께 성장해왔다. ▦1946년 대구 출생 ▦1969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68년 삼성전관 입사 ▦1996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대표이사 사장 ▦2004년 삼성종합기술원장 ▦2005년 삼성전자 기술총괄ㆍ대외협력담당 부회장 ■ 집무실에 소파 없애고 회의위한 탁자 세트 비치 야전사령관으로 돌아온 이윤우 부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황을 맞아 야전 사령관으로 돌아왔다. 삼성전자 서초동 신사옥 39층의 이 부회장 집무실에는 푹신한 소파가 없다. 이 부회장이 소파 대신 회의에 맞는 탁자를 비치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10여명이 앉아서 회의할 수 있는 탁자 세트가 놓였다. 이 부회장은 이 탁자에서 해당 업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임원들을 회의에 참석토록 해 회의 내용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야전 침대’가 돌아왔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가 반도체 사업을 키우려던 80년대에 기흥 공장장을 맡아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일화는 유명하다”며 “지금 신사옥의 회의 탁자는 이 부회장이 그 때의 심정을 떠올리며 갖다 놓은 것 같다”고 했다. 직원들과의 접촉도 부쩍 늘었다. 삼성 직원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서초동 사옥 지하의 사내 식당에서 격의 없이 직원들과 함께 자주 식사를 한다. 또 해외 출장은 자제하는 대신 수원, 기흥, 탕정, 구미 등 지방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한편 현장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 관련기사 ◀◀◀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경기 침체기 CEO들의 활약상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최양하 한샘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남승우 풀무원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손 욱 농심 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석 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선우 영석 한솔제지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김정중 현대산업개발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웨 커 외환은행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김영철 동국제강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허명수 GS건설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 [위기극복, CEO가 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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